-
-
0.1밀리미터의 혁신 - 5년 안에 50배 성장한 발뮤다 디자인의 비밀
모리야마 히사코.닛케이디자인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4.0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내가 발뮤다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것은 작년 중순쯤이다.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발뮤다의 토스터가 한창 핫할 때.
아, 간결한 디자인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미니오븐처럼 생긴 토스터구나- 청소가 간편하겠네, 물을 넣어서 증기를 쐬어주는구나- 빵이 촉촉+바삭한 이유가 있네 --> 저런 토스터라면 한번 써보고 싶은데?
이렇게 생각이 이어진 후 가격 검색을 해보았는데...음...나의 토스터 예산을 몇 배 초과하는 제품이란 걸 알고 깜짝 놀랐었다.
아니, 토스터를 이 가격에?
조금 과장하자면, 조금만 더 보태면 전기 오븐 살 정도인데?
그래서 발뮤다라는 브랜드는 나에게 - 내가 직접 경험은 해보지 않아 그 기능적인 면은 알 수 없으나- "가격이 비싼 디자인 가전"업체라고 머릿 속에 자리를 잡았었다.
그런데 이 책 [0.1밀리미터의 혁신]을 읽어보니 발뮤다가 디자인가전만은 아니었다.
사실 선풍기나 토스터, 공기청정기 등은 시중에 다양한 제품이 이미 많이 나와있고, 특히 선풍기나 토스터는 기능이 다 거기서 거기고 가격과 브랜드 네임 밸류로 경쟁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품들이다.
하지만 발뮤다의 대표 테라오 겐은 이런 흔한 가전에서 불편한 점을 찾아 개선해 그 장점을 어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가격은 오히려 프리미엄급으로 책정하고 말이다.
발뮤다의 선풍기 [그린팬]에 대해 읽다가 여러가지로 감탄했다.
전력효율이 좋고, 바람이 자연풍에 가깝다는 것은 다른 기업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정도인 것 같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사용했지만, 그 촉감에 대해 연구를 했다던가, 선풍기를 정지시키면 선풍기 머리가 정중앙에 돌아와 정돈된 모습으로 끝이 난다던가하는 점은 너무나도 참신했다.
가격을 낮추기보다 장점을 끌어올리고, 단점을 개선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
그의 경영 전략은 아마도 거기서 일차적으로 성공한 것 같다.
성공의 이유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직원들과 대표가 거리감 없이 일하고, 잦은 의논을 통해 아이디어 제시와 그것을 발전시킨다는 점, 시제품을 3D 프린터로 제작해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거치는 것 등등 빠른 시간 내에 좋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테라오 겐 대표가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직은 직원이 50명인 중소업체라 그것이 가능하지만, 조금더 몸집이 커질 것을 생각해 앞으로 상장도 하고, 전문 CEO를 들일 생각도 하는 그는 굉장히 유연한 사람인 것 같다.
0.1mm의 혁신은 제품에서 뿐만이 아니라 그의 사고 자체 내에서도 행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유연한 사고...창의성.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덕목을 갖춘 그와 발뮤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지켜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