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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멘부커상은 이제 작가 한강씨로 인해 우리나라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 멘부커상 수상자이자 영국의 유명 작가인 줄리언 반스의 죽음에 관한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제목은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70대에 들어서는 작가가 말하는 죽음이란 무엇일까.
그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전혀 어둡게 풀어내지 않는다.
굉장히 가볍게, 어느 순간에는 객관적으로, 또 어떨 때에는 유쾌하게 이야기한다.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을 비교하며, 어머니는 참으로 효율적인 죽음을 맞았다고 평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그는 자신의 가정사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을 넘나들며 죽음에 대해 한문장, 한문장 힘있게, 매우 빠른 속도로 이야기해 나간다.
속독을 하기에는 버거운, 여유있는 마음으로 한문장씩 꾹꾹 읽어야하는 책이었다.
읽다가 어느 순간에는 작가와 토론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죽음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운명에 처해있다.
'죽음'을 언젠가 한번 맞이하게 될 테니 말이다.
그러니 그 '죽음'에 대해 미리 심도있게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와 정면으로 마주하고나면, 좀더 인생을 알차게 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그 효과가 지속되지는 않지만, 단기간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
20대의 나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책을 읽으며 그 효과를 톡톡히 봤었다.
[죽음의 순간]을 읽고 그 뒤로 그녀의 다른 저서를 3~4권 더 읽었었다.
30대의 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와 만났다.
아마도 한동안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될 것 같고, 그로 인해 생활의 활력을 얻을 거라 확신한다.
나중에 죽음을 목전에 두고는 이게 다 개소리였고 쓸데없는 짓이었다고 생각하면 어쩌냐고?
뭐, 인생이란 끝까지 가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 미리부터 생각할 필요도 없을 수 있다. 하핫.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신이 그립다`라고 내가 말했을 때 형이 `질척해`라며 묵살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말한다. 형은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시인한다. "내가 생각하기엔 `나는 어떤 신도 존재할 거라고 믿지 않는다. 하지만 신이 존재한다면 좋겠다(아니면 `그래도 내가 신을 믿는다면 좋겠다`가 되겠지)`라는 뜻으로 말한 것 같은데. 사람에 따라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겠다는 건 이해하지만 내 입장에서 난 현상 그대로에 꽤 만족하는 편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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