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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난 사실 아직 그녀의 대표작 [82년생 김지영]을 읽지 못 했다.
내가 접한 그녀의 작품은 단편소설 [현남오빠에게].
그 작품은 7인의 작가가 쓴 7편의 단편소설집인 [현남오빠에게]라는 동명의 단편소설집의 대표작이라 할만한데, 개인적으로도 7편 중 마음에 들었던 작품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래서 기대되었던 그녀의 단편소설집.
[그녀 이름은]은 무려 28개나 되는 단편소설이 묶여있다.
이 책을 읽고아니 [82년생 김지영]을 더 묵혀두지 말고 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남오빠에게]도 그랬지만, 이번 단편소설집에서도 그녀는 나의 불편한 마음을 요목조목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아마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의 동질감이리라.
'아...나만 불편한 것이 아니었구나. 나만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었구나' 싶어 안도하다가, '아...이것이 현실이구나.'하는 생각에 암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좌절할 수만은 없다.
그녀의 소설에 나오는 그녀들처럼 씩씩하게 앞을 헤쳐나가야지.
그것은 나의 일일뿐만이 아니라 나의 동료, 후배, 딸을 위한 일이기도 하니까.
다 그런 거야, 그거 별일 아니다, 네가 이해해라는 비겁한 말을 하는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는 않으련다.
p.88 악의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남편의 맑은 표정을 보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내가 결혼을 결심했던 그 남자가 맞나? 그 다정하고 합리적이고 똑똑하고 예의바르던 남자가 맞나? 나는 시부모님께 오늘은 그만 돌아가달라고 부탁했다. 어머님은 재료를 다 손질해 왔다며 기어코 문어백숙을 끓여놓고 가셨고, 도저히 못 먹겠다는 나를 두고 남편은 혼자 그걸 먹었다. 시어머니가 문어백숙을 끓이지 않았다면, 남편이 먹지 않았다면, 나는 이 결혼생활을 끝낼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p.95 "형부가 눈치가 좀 없네." "눈치 없을 수 있는 것도 권력이야." 언니 말이 맞다. 눈치가 없다는 것은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꼭 그렇게까지 의미부여를 해야 할까. 잘못한 건 사돈어른들이지 형부는 아니잖아. 형부는 그저 어느 한 부분에서 생각이 짧을 뿐인데 싶다가, 사람이 자기 가정을 꾸릴 나이가 되도록 생각이 짧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가의문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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