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의 정원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8
김혜정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2월
평점 :
예약주문


솔라 할머니와 더불어 사는 모든 이는 시인이 된다.

16p 서둘러 핀 능소화 한 송이가 비에 젖어 툭 털어졌다. 담장 아래 쌓인 꽃잎들이 할머니 말대로 무덤 같았다. 꽃무덤이 참 이쁘지? 꽃무덤? 꽃들은 져서 스스로 무덤이 된단다. 그 말을 하는 할머니는 시인 같았다.

105p의 꽃은 죽는 게 아니라 꽃무덤 속 겨울 잠을 자는 것. 꽃잎을 덮고 자는 것. 그럼에도 꽃잎이불보다 꽃무덤이라는 말이 더 좋을 수 있음 이야기하는 것

106p, 138p 죽어서 뭐가 된다면 되고 싶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꽃,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사람이 좋아하는 붓, 세상 끝까지 가 보고 싶어서 바람, 키스하는 연인들을 비춰 주는 달, 빗소리, 받았을 때 가장 행복해지는 크리스마스 선물.

107p 할머니와 이야기할 때는 어디선가 꽃바람이 불어오고 별꽃이 돋고, 나뭇잎에 물방울이 맺히는 느낌이었다. 심지어는 몸살을 앓다가도 열이 내렸다.

희아와 할머니는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영혼이 같다. 주고받는 모든 말들이 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이라면 일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의 못된 소리까지 솔라 할머니는 다 듣는다. 분노와 슬픔이 사그라들고 다시 마음이 잠잠해져 찾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게 할머니는 솔라 할머니가 함께 지낸 아이들뿐 아니라 그녀의 집을 찾은 모든 손님에게 케렌시아를 선물했다.

93p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든 일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때 선생님을 찾아오라고 했다. (중략) 선생님은 약속대로 '철학자의 방'을 만들어 두었다.

소설 곳곳에 솔라 할머니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문장이 보인다.

17p 나는 우리가 하나의 풍경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가꾸고 보살피는 정원의 풍경 말이다.

24p 몸집이 작아도 마음이 큰 사람이 있듯이 높지 않지만 품이 큰 산도 있을 터였다.

36p 누군가가 우리를 사랑해 준다고 해도 솔라 할머니만큼은 아닐테니까. 사람은 물론, 동물과 식물, 책까지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안다는 것이 놀라웠다.

92p 할머니의 편지는 단어 하나, 구절 하나가 한 편의 시였다. (중략) 할머니의 편지를 읽으면 세상이 온통 빛으로 가득 찼다.

201p 할머니는 앉아 있는 것마저 힘에 부쳐 보였지만,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솔라 할머니는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휘몰아치는 태풍 속에서도 나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모두 이겨낼 수 있다.
48p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거야.

123p 이미 저지른 잘못은 좋은 잘못으로 만들면 돼. (중략) 잘못을 계기로 더 좋은 나를 만들고 성장하면 좋은 잘못이 되는 거라고 했다. (중략) 무슨 일이든 지나가게 돼 있고, 지나고 나면 별 게 아니야.

173p 희야! 이제부터 너는 그 누구의 딸이 아닌, 너로 살아가는 거야. 네 자신으로 말이야.

그녀의 제자 알바트로스 아저씨도 솔라 할머니를 닮았다.
64p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 할아버지가 있는데, 니체라고. 별명이 망치를 든 철학자야. 기존의 질서를 부수는 걸 좋아했거든. 그 할아머지 말이 위험하게 살라는 거야. (중략) 안전하기만 하면 나아지는 게 없거든. 실패하더라도 가슴 뛰는 일을 해야지. (중략) 인생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 춤을 추는 거라고 하더라.

95p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일이야. 그동안 친구와 돈, 가족을 잃은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나를 잃었던 거더라. (중략)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거니까 나를 찾는 일부터 해 보려고.

솔라 할머니는 그녀답게 희아와 이별했다. 고요하고 편안하게.
p237 멀리 꽃이 만발한 동산이 펼쳐졌다. 할머니를 마중이라도 나온 것처럼 꽃들의 몸짓이 다정했다. 꽃동산으로 들어간 할머니는 꽃들과 손을 잡고 춤을 추었다. 어느 순간, 할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꽃들만 너울거렸다.

희아도 할머니를 닮아 마음이 따뜻하다. 이름에 담긴 의미대로 '기쁜 아이', 희아. 그 따뜻한 시선이 책을 읽는 내내 참 좋았다.
95p 다시 오시는 게 선물이 될 거예요.

252p 이 그리움이 나를 바꾸어 놓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첫 문장을 쓰게 되어 기쁘다.
252p 내 이름은 희아, 기쁜 아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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