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벌렁코가 탐정이 되어 도서관의 책을 오염시킨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소설이다. 한참 똥, 코딱지 등 더럽지만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단어에 깔깔대는 만4세의 둘째가 첫째보다 먼저 책을 발견하고는 벌렁코 손에 든 코딱지가 재밌다며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빨리 읽어달라고 재촉까지 한다.초등학생이 된 첫째와 유치원생 둘째는 서로 생각하는 범인을 계속 추리해가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명씩 제외해가면서 수사노트를 적어가는 방식이라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두 아이가 무릎 꿇고 앉아 집중한 모습을 보니 나도 어릴적 추리소설을 읽으며 조마조마하던 기억이 나서 웃음이 났다. 그림도 귀엽고, 각각의 캐릭터 서사에 집중하고 공감하니 더 재밌다. 독후 활동뿐 아니라 감상을 나누는 재미를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 장르 구분없이 가족이 같은 책을 읽어야겠다. 유치원생인 둘째가 똑같이 코를 파서 책에 묻힐까봐 걱정이 되는지 도서관 이용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 한참을 설명하는 첫째다. 둘째는 건성으로 듣는 듯하지만 집에서도 책 읽을 땐 먹을 거 금지로 규칙을 정해두었으니 책을 오염시키지 않고 규칙을 잘 지켜주리라 믿는다. 학교 도서관과 동네 작은도서관을 사랑방처럼 편하게 오갈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그리고 이렇게 재밌는 책을 만드는 작가, 출판사 직원분들과 추천도서를 소개해주시는 사서 선생님들이 계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 세상의 책을 꾸준히 궁금해하고 사랑하며 다독하는 아이들이 되어주길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