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을 닮았나 봐요 웅진 우리그림책 114
유해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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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이 늘어 나면서 조부모의 손길로 자라나는 아이가 많다. 우리집 두 아이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조건적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중이다. 어린 시절의 나도 무조건적으로 내 편인 할머니 덕분에 지금까지 어깨 쫙 펴고 산다. “할머니는 항상 내 편이야!” 이 믿음 하나로 세상 두려울 게 없다.

두 아이가 입 모아 말하는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곳’, 물결이 넘실대는 바닷마을 섬 산책길을 떠올리며 함께 이 책을 펼쳐봤다.

시어머니께서는 한복도 직접 만드실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난 분이다. 내 느림보 바느질만 보다가 빠르게 구멍이 메워지고 옷감이 수정되는 할머니의 바느질에 손뼉치던 두 아이와 그때의 놀라움을 떠올린다.
“엄마, 모든 걸 잘할 수는 없는 거니까 바느질 좀 못해도 괜찮아요.”
“맞아! 책에서도 모두 각자 자기만의 물결이 있다고 그랬어요.”
“엄마! 괜찮아요(토닥토닥). 할머니한테 해달라고 그래요.”
두 아이는 물결을 각자의 실력을 발휘하는 시간으로, 각자 가진 능력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리고 페이지를 펼쳐놓고 이건 엄마의 물결, 저건 내 물결, 가족들의 물결을 심사숙고하여 고르고 각자의 세계 안에 들어가 흐르는 시간들을 다시 구성해가면서 이야기를 완성한다.
그중 내가 감동했던 건 최근 척추 골절로 누워계신 할머니(나에겐 친정엄마)를 위한 첫째 아이의 마음이었다. 첫째는 할머니가 편안하게 쉬는 시간, 우리 집에 왔다 되돌아가는 할아버지를 집에서 기다리며 사랑의 마음을 갖는 시간, 우리를 그리워하는 시간까지 고르게 섞인 물결 하나를 골랐다.

내게 남겨진 삶이 얼마만큼인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매일 매순간을 내 색깔, 내 속도로 살아나가다 보면 나만의 물결이 만들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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