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 생각하는 인간에서 놀이하는 인간으로 창조와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놀이 탐구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지음, 이상원 옮김 / 에코의서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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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옛 산스크리트어에 릴라lila라는 것이 있다. 논다는 뜻이다. 창조와 파괴, 그리고 재창조가 이어지는 놀이, 우주를 열고 닫는 놀이, 성스러운 놀이다. 자유롭고도 심오한 릴라는 기쁘게 즐기는 것인 동시에 신이라는 절대자의 경지에 이르는 경험이다. 이는 또한 사랑을 의미한다. (...) 릴라의 상태에 이르는 것은 진정한 자아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우주를 열고 닫는 놀이"라니, 이 책을 읽는 즐거움과 커다란 수확은, 이 구절을 얻은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도 싶다. 사실, 제목만으로도 이미, 이 책이 말하고 있는 바는 너무도 분명한 것이니까.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창조력의 선결조건들은 놀이, 사랑, 집중, 연습, 기술, 한계의 힘 사용하기, 실수의 힘 사용하기, 위험,포기, 인내, 용기, 그리고 신뢰다. 창조력은 반대방향의 힘들이 이루는 조화다.

머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가슴은 안다. 어쩔 수 없이 위험부담으로 가득한 창조적인 삶은, 멋진 놀이인 동시에 놀이와는 정확히 반대편에 위치한 두려운 경험일 것이다. 아마도, 놀이의 즐거움을 상상하고 즐기기보다는 그 반대편의 두려움에 대한 걱정이 늘 앞섰던 것일까. 얼마 전부터 생각하곤 한다. 다시 태어나면 꼭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사람이 되어야지... 음악에, 바람에, 내 안의 어떤 목소리에 온 맘과 온 몸을 내맡길 수 있는 사람.

또하나의 정말 중요한(?) 구절.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나는 거기에 응답하는 법을 배워왔지만 그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바람에 멋진 경험을 놓치는 일이 지금도 종종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중요한 무언가는 영영 사라지고 만다. 그 순간 중요한 것은 자신을 용서하는 방법이다.

자, 오늘부터 시작해볼까. 일단은 작은 것들부터.
걷는 대신 깡총깡총 뛰어보기, 지름길 대신 경치 좋은 길을 택하기, (억지로 마시는) 맛없는 야채주스보다는 더더더 많은 향기로운 커피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 을 (제대로) 즐기기.
그리고, 직관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매순간-실은 너무도 많은-, 그 순간들을 용서할 줄 알기.

* 최근 이런저런 일들로, "아름다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 발견한 이런 구절. 역시, 아름다운 것, 이 최고다.
"아름다움은 진실이다. 진실한 아름다움은 지상에서 우리가 아는 모든 것, 알아야 할 모든 것이다."_John Keats

* 이 책에서 또하나 재밌는 것이, 에로스-자아의 확장을 이끄는-의 문제. 이것은 다음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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