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마늄의 밤
하나무라 만게츠 지음, 양억관 옮김 / 씨엔씨미디어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소설을 통해 나의 독자를 건강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오히려 우울하게 만들려는 게 나의 소설창작전략이다. 그리고 이제 일본문학은 실제로 권위를 상실하고 있다.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 그런데 아쿠타가와 상은 권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권위에서조차 벗어나고 싶다. (...) 내 입장에서는 독자를 선택하고 싶다. 즉, 독자가 원하든 말든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겠다는 얘기다.

왜 독자를 신뢰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고작 소설인데, 그걸 모방하다니.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인가. (...) 만약 내 소설을 읽고 사람을 죽이는 등 그걸 모방한다면 나는 오히려 그 소설의 작가로서 자부심을 갖겠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적당한 존경심을 담아, 그러나 한껏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성공하셨습니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우울했습니다. 병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잘생긴 중년의 신부님을 유혹하지도, 제 동성애적 성향을 발견하게 해줄 수도 있었을 전혀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아름다운 소녀를 침대로 끌어들이지도, 자살을 시도하지도, 또 누군가를 죽이지도 않았지요.

맞습니다. 왜 독자를 신뢰하지 않는 걸까요.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마광수 교수와의 대담 중

_ 이번 한국 여행은 내가 아는 재일교포 술집 마담과의 여행이다.

_ 아 참, 결혼은 했나?

_ 작년 가을에 아내가 도망갔다.

_ 나도 지금 혼자 살고 있다.

이 아저씨들, 좀 귀엽다.


                                                                                                                199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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