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의 중국식당
허수경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천천히, 잘 모르는 시골마을, 햇빛 따스한 골목길을 걸어본다. 낡은 담장 위에 아이들이 써놓은 낙서도 읽어보고, 장난스럽게 그려진 화살표도 따라가보고...

시인의 글을 읽는 동안, 천천히 그렇게, 시인의 뒤를 따라, 소박한 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아니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천천히, 걷는다, 그게 중요하다.

멀리 타국에 있는, 가끔은 모래바람 속에, 또 가끔은 누군가의 무덤 속에 서 있는, 시인의 작고 여린, 그래서 더욱 강하기도 한 어떤 힘이 오롯이 느껴진다.
길지 않은 글들이 때로는 시와 같은 느낌으로 또 때로는 시와는 다른 느낌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부드러운 외피 안에 단단한 알맹이가 꽉 들어차 있어 아깝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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