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흔적도 없이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슬프고도 희망적이게 들리는 이중 감정이 들었다.
르코르뷔지에가 지은 호숫가의 4평자리 집에 관한 이야기를 보며
지금까지 알고 있던 잘못된 상식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왠지 모르게 위안이 되었다면 오버하는 건가. ㅋ
집은 점점 커지고 인테리어 트렌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트렌드만 쫓다 보면 정작 내가 추구하는 삶에서 벗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집은 편안하고 아늑하고 머물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
청약에 당첨되어 몇 년 후 새로운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고 있지만
나는 어린 시절 살던 마당있는 우리집, 한옥에서 살고 싶은 로망이 있다.
작가님 처럼 강원도 산골에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짓지는 못하겠지만
남편이 퇴직하면 우리가 살던 동네에 집을 짓고 살자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훗날의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정의를 바로 말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집이 사람을 말한다. p.208
책을 읽은 초반에는 삽화 말고 사진이면 더 이해하기 쉬울 텐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글을 읽어갈수록 내 머릿속에서 상상하던 장면과
상반되기도 하고 일체 되기도 하는 삽화가 주는 아련한 느낌이 좋았다.
당장이라도 그리드를 꺼내 모방작을 그려보고 싶을 만큼 좋았다.
집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예술, 문학, 철학 등 다양한 시선으로 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의 세상보는 눈을 닮고 싶어서 책의 내용 하나하나를 따라가보는 중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