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스프 스티커북
다산북스 편집부 지음, 네오위즈 원작 / 다산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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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냥이든 뭉이든 집사라면 “못살아, 못살아. 사야 해. 사야 해.”를 방언처럼 터뜨리고 말 책이다.

책이라고 했지만 책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책이 아니라면 노트쯤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놔둘까 갈등하게 만드는 출판물이다.

이름하여 스티커북이다.

『고양이와 스프 CATS & SOUP』

상상하건대 마음이 달콤새콤 달달 콤콤해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책 속의 스티커를 이리 저리 뗐다 붙였다 하고싶은대로 놀 수 있는 책이려니......했지만 역시 꽝이다.

온전히 스티커만 있다.

이야기는 없다.

프롤로그에는 꿈꾸는 시간이 기다린다는 뉘앙스가 가득한 문장이 쓰여 있다.

 

“별고양이 숲의 모든 고양이는 별에서 옵니다. 사람들이 별을 보고 빈 소원들은 빛이 되어 별에 쌓이고 그 소원의 빛들이 가득 차면 별에 잠들어 있던 고양이가 땅으로 내려옵니다.”

 

드디어 시작되는 이야기인가 보다~라고 두근대는 가슴을 누르면서 펼치면 그냥 스티커다.

예쁜 스티커다.

막 써버리기에는 고운 스티커다.

반짝이고 빛나는 고양이와 스프와 요리재료와 수많은 고양이들과 동물친구들이 ‘장화신은 고양이’보다 더 반짝이는 눈을 보여준다.

‘이걸 어떻게 쓰지?’

스티커를?

아니, 서평을 말이다.

 

고양이는 스프를 끓이고 있다.

외로운 친구들에게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서 맛있게 휙휙 저어서 행복한 미소를 양념으로 넣고 있다.

빈손으로 와도 좋고, 친구손을 잡고 와도 된다.

고양이가 아니어도 물론 환영이다.

계절불문하고, 밤이든 낮이든, 그곳이 숲속이든 바닷가든 고양이는 스프를 끓이면서 친구를 생각한다.

“누구에게든 먹여야 해.”

그런 단호한 사랑을 품고 커다란 주걱으로 넓직한 냄비 속을 스윽스윽 젓는다.

감기를 앓아도, 사랑의 열병을 앓아도, 외로움을 앓아도, 혹은 실연의 상처가 곪아도 고양이의 스프를 먹으면 다 나을 것 같은 은근한 열기가 느껴진다.

내 일기장에, 내 편지에 스티커를 쓸 것이 아니라 고양이와 스프의 스티커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다정하고 상냥하다.

꿈 속 이야기가 떠올라 홀로그램 스티커를 쓴다면 훨씬 빛이 날 거라는 확신도 든다.

 

 

어릴 때 스티커가 갖고 싶었다.

가난은 가져야만 하는 것조차 가질 수 없는 현실을 365일 매일 뜯어내는 일력에 붙어서도 떨어지지 않게 한다.

스티커 대신 연필로 그린 그림을 오려서 밥풀로 붙였다.

문방구에 걸린 스티커와 칼라로 그려진 종이인형을 갖고 싶었던 어린 시절은 색도 바래지않고 기억의 방안 벽에 딱 붙어 있다.

아이들이 스티커를 환장하도록 좋아하는 시절을 만났을 때 덩달아 좋았다.

500원, 1000원이면 백여장이 넘는 스티커를 원하는 곳에 붙일 수 있었다.

쓰고 또 써도 남는 스티커를 간직했다.

손편지가 이메일이 되고, 이메일이 메신저로 변해서 스티커의 위용이 바닥을 쳤다.

그러던 어느 날, 다꾸가 툭 내앞에 떨어졌다.

다이어리 꾸미기!

매일 다이어리를 꾸밀 시간은 없었지만 ‘다꾸’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었다.

시간만 생겨라! 스티커와 내 글이 엇박자가 되어도 막 써 주리라!

그렇게 나에게 스티커가 끈적하게 다가왔다.

그 유혹에 나는 은근슬쩍 넘어가 줬다.

나이불문 스티커는 한번 달라붙으면 그 특성상 쉽게 떼지 못한다.

 

고양이와 스프의 스티커는 한동안 책처럼 들여다보고 읽을 것이다.

책장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음미한 후에 스티커는 ‘다꾸’로 환생할 예정이다.

 

“이 책 어때?”

아들에게 자랑했다.

“이거 모바일 게임 같은데?”

검색해 보니 게임의 캐릭터다.

 

어쩐지~ 스티커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니!

모바일 게임에서 고양이의 스프를 맛있게 끓이고 고양이마다의 특징을 배우면서 이름도 짓고 여차저차 이야기를 풀어나가나 보다.

나는 게임보다는 책!

글자없는 그림책같은 ‘고양이와 스프’ 스티커북은 꿈을 꾸려는 분에게 강추한다.

미소짓지 않을 수 없고,

마음 두근대지 않을 수 없고,

저절로 책장이 넘어가고,

어디에 붙일까 고민에 빠진 미간에게 주름 하나 선사하고,

오묘한 분홍색깔 표지에 손바닥을 올리면 스프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근사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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