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읽는 세계사 - 사소한 몸에 숨겨진 독특하고 거대한 문명의 역사
캐스린 페트라스.로스 페트라스 지음, 박지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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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은 몸이 흠칫 반응했다.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도 있고 곁에 두고 읽는 세계사도 있는데 몸으로 읽는 세계사다.

읽으면 몸이 좋아지는 세계사인가?

최재천 교수님의 해맑은 미소와 추천사를 보면서 어쩌면 입으로 읽는 세계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른 누군가에게 얘기해 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입이 근질거리는 세계사다.

야사이거나 가십거리일 가능성 50%다.

근자에 읽은 역사책 중에 가장 재미있다는 표현과 파티에서 좌중을 압도할 이야깃거리라는 말씀, 재미와 지식이 키득키득 잘 버무려진 책이란다.

맛있는 요리처럼 역사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꺼내 잘 씹을 수 있다는 신호다.

 

인체의 신비처럼 해부도로 나타낸 차례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몸을 스물 일곱가지의 부분으로 나눈다.

손으로 시작하여 턱수염, 음경, 코, 가슴, 손톱, 혀, 눈, 다리, 등, 장, 심장, 머리 턱, 의치, 다리, 피부, 발(2회 언급), 뇌, 귀, 팔, 쓸개, 피부, 뇌, 척추 그리고 방광이다.

스물 일곱가지 중에서 예상가능한 이야기는 딱 하나 뿐이었다.

척추라면 역시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다.

예상적중했을 때의 행복감은 입이 근질근질해서 해야만 한다.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놓으면 스포일러일 가능성이 크므로 딱 3가지에 대해서만 간단히 쓸 것이다.

 

첫 시작은 동굴 벽화 속에 찍힌 구석시대의 핸드스텐실에 관한 것이다.

손을 놓고 물감이 든 빨대(구멍뚫린 뼈에 채운 물감)를 훅 불어서 찍었다.

대부분의 손은 여성의 손으로 드러났다. 손가락 마디 하나가 없는 것도 있다.

추측컨대 동굴속에 남겨진 예술작품이라고도 하지만 구조용 신호(길을 잃을 것에 대비한)로 볼 수 도 있다고 한다.

없는 손가락 마디에 대한 정보는 그들만의 수어일 것이라고 한다.

손가락을 접고 펴는 것으로 의미를 다르게 볼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왜 하필 여자일까?

그에 대한 답은 없다.

나의 추측은 이렇다.

사냥을 떠난 남자들을 대신해서 가족을 거느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거나 머물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은 여자다.

그러므로 동굴탐사는 여자들이 어린 자식들을 거느리고 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손자국, 즉 핸드 스텐실은 여자에 의해서 여자의 손을 남겼을 거라고 본다.

 

세 번째, 음경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솔깃할 것이다.

제우스의 음경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다.

그리스의 조각을 보면 쭉쭉빵빵 남자들의 근육질 조각상이 많다.

팔등신 미남들의 조각상을 보면 상대적으로 작은 음경으로 표현되었음을 조금만 신경쓰면 볼 수 있다.

몸이 저렇게 좋은데 겨우?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현대인이지만 그 당시에는 음경이 크다는 것은 이성보다 감정이 앞선 사람, 즉 인품이 모자라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래서 가능한 겉으로 드러난 음경은 작게 하여 이성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큰 음경을 가진 조각상이나 그림은 없다고 보면 될까?

그럴 리가 있을까.

근사한 미술관에 가더라도 어둠의 전시관은 어디에나 있다.

고상한 관람객들을 놀라게 하지 않기 위해서 따로 보관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여자들의 조각상을 보면 남자들과는 전혀 다르다.

훨씬 크게 표현했을까?

아니다.

여자들의 조각상에는 음부가 없다.

그때는 여자들은 음란한 생각을 가진 인간으로 치부하여 함부로 대했으며 조각상에는 아예 표현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남자들과 여자들의 차별은 이토록 적나라하게 달랐다.

여자들이 없다면 태어나지도 않았을 남자들이 유일하게 세울 자존심이 여자들을 하대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평등은 오랜 역사를 가졌다.

 

이 분의 장이야기는 아마도 아이들도 꽤나 흥미진진하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종교개혁의 창시자 마르틴 루터의 장.

아르키메데스가 순금을 알아내려고 목욕탕안에서 고민을 하다가 알아냈을 때 외친 “유레카”를 마르틴 루터는 화장실에서 종교개혁에 대한 많은 교리를 생각해냈다.

그는 지독한 변비환자였다.

연설 때마다, 편지를 쓸 때마다 빠짐없이 경련, 엉덩이 통증, 배변을 위한 힘, 혹은 방귀이야기까지 드러냈다고 한다.

루터의 초상화는 근엄해서 찡그린 모습이 아니라 항상 불편한 뱃속과 변비로 인해 짜증스런 모습이 아닐 때가 없었다니 얼마나 고생이었을지 상상이 된다.

온종일 변기에 앉아 있을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게 가능하다고?

난방시스템이 있어서 돌변기에 앉아 있어도 따뜻했다고 하니 루터는 역사상 처음으로 따뜻한 비데를 쓴 사람일 수도 있다.

뒤처리를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비싸고 두꺼운 종이로는 불가했기에 아마도 물로 씻어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마르틴 루터가 부인과의 사이가 좋았다고 하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

종교개혁을 주창할 때 수녀원에서 탈출을 원하던 십여명의 수녀가 있었다.

대부분은 원하는 곳으로 보냈지만 두 세명은 갈 곳이 없어 루터가 맡은 것 같다.

그 중 한 수녀와 루터는 결혼을 했다.

세간의 손가락을 받았지만 종교인도 결혼할 수 있다는 것을 장려하는 책자도 썼다.

종교개혁의 일환으로 수도자였던 루터는 수녀와 결혼하지만 나이차가 열여섯살 정도 났다.

그다지 사이가 좋지않고 결혼을 후회하면서도 3남 3녀를 뒀다.

루터의 경제력이 좋지않아 부인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나 끝까지 루터를 위해 희생한 것은 카타리나 그녀였다.

 

미국의 첫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나오는 이유는 의외로 틀니 때문이다. 물론 노예해방에 대한 가십거리도 있다.

그는 노예해방을 적극 지원했지만 자신의 사망이후에 집안의 노예를 해방시킬 것을 말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기이한 음식에 대한 탐욕이 있던 사람은 왕의 심장을 먹기도 한다.

이 모든 것,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있는 책을 재미있게 읽고 근질근질한 입을 잘 풀어줄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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