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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조급하고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 100만 부 기념 전면 개정판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1933년생으로 와타나베 준이치 님이시다.
살아계시다면 아흔이 되셨을 노학자였다. 자그마치 100여권이 넘는 저서가 있다고 놀랍기 그지없다.
자주 가는 도서관에 검색했더니 소개된 책은 몇 권 되지 않는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와 ‘우주’라는 책이 중복되게 많았다.
의학박사로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쓰셨더니 다방면으로 공부를 많이 하셨던 것 같고, 특히 의학계에 몸 담으면서 인간의 심리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셨다.

제목에서 말하듯이 ‘둔감하게’에 방점이 찍힌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했다.
저자는 ‘둔감력’이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그 뜻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둔한 감정’이나 ‘둔하고 느린 행동’이 아니다.
긴 인생을 살면서 겪는 다양한 괴로움, 힘든 일, 실패에서 오는 상실감, 상심, 무기력 등에 지지말고 다시 일어나서 마음을 다잡는 힘을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표지의 그림은 나무의 모습이 물에 비친 모습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 뿐만 아니라 내면의 모습도 잘 살펴보라는 의미로 읽히는 편안한 그림이다.
총 16장으로 영역을 나눠 그에 맞는 설명과 사례와 대처방법 등을 친절하게 쉬운 말로 써놓았다.
1,2,3장은 둔감한 마음을 가짐으로써 누릴 수 있는 기쁨과 자존감이 커지는 장점, 그리고 혈액이 건강해져서 건강해진다는 설명까지 있다.
4장은 이목구비가 예민한 사람한 사람은 쉽게 아플 수 있다는 사례를 전한다.
5,6,7장은 수면의 질과 자기애, 자기역량에 주는 영향과 질병에 덜 걸린다는 사례와 의학적인 설명이 곁들여있다.
8장은 연애와 결혼생활에도 둔감력은 좋은 영향과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9장은 심리적 긴장이 암에 특히 좋지않으니 불안함을 이기는 둔감력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10,11장은 여성이 남성보다 둔감력이 크다는 것을 썼다.
12장은 주위의 일에 예민하지 말고 무시할 수 있는 둔감함을 가지라고 한다.
13장은 사랑하는 연인들도 이 둔감력을 가져야 서로의 사랑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을 한다.
14장은 직장 내의 불편한 관계에도 모든 사람은 다 친절할 수 없으므로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마음의 둔감력을 키우도록 애쓰라고 한다.
15장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환경은 항상 변화하므로 상황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잘 지켜나가라고 충고한다.
16장은 어머니의 둔감력이 아기들의 민감한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잘 키워나갈 수 있는 강한 힘이므로 어머니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다.
적절한 사례와 예를 들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되어있다.
100여권의 다양한 영역의 소설을 쓰신 분이라서 인간의 심리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계신 덕분에 가능한 근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와타나베 준이치 님과 비슷한 시기에 일본의 신인작가가로 준비하던 O라는 분의 사례를 보면 그렇다.
작품을 완성해서 출판사에 돌리고 편집자들의 출판여부에 대한 기다림은 피가 마르는 시간인데 편집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신인 작가들에게는 성공과 좌절을 가르는 칼과 같은 말일 것이다.
와타나베 준이치와 O는 똑같이 편집자로부터 거절의사를 들었다고 한다.
모든 작가는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서 같은 거절이라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와타나베 준이치는 ‘더 노력해야겠군’ 으로 받아들였지만 O라는 작가는 자신감이 깨지는 좌절감을 맛보고 괴로워했다고 한다.
결국 O라는 작가는 문학계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은 이러했다.
재능도 중요한 성공의 열쇠이지만 실패를 대하는 자세에 인내와 끈기, 우직한 둔감력이 있다면 숨겨진 잠재력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좋은 재능이 있지만 원하던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좌절하고 우울해 하는 동안 주변에서의 시선은 점점 불편해지고 마침내 그를 찾지 못한다고 말이다.
특히 작가가 작품을 쓴다고 모두 책으로 출판되지는 않는다.
책이 만들어졌다고 무조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아니다.
나오자 마자 사라지는 책들도 많은데 고작 편집자의 거절말에 상처를 입고 좌절하는 O의 태도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했다.
또한 결혼생활에 대한 충고도 있다.
연애를 할 때는 서로을 위해 마음을 써 주고 서로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포커스를 맞춘다.
아무리 사랑해도 결혼을 해서 함께 살게 되면 서로에게 주던 마음과 신경들은 아무래도 무뎌지게 된다.
실망하고 서운해 하기도 하고, 보이지 않던 단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서로에게 예민해져서 갈등을 만들게 되니 마음의 둔감력을 키워서 적정한 선에서 이해하고 눈감아 주면 사소한 일이 큰 싸움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있다고 한다.
스스로가 예민하고 날카로운 감정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둔감하게’라는 단어의 선입견때문인지 글을 읽으면서 완전한 몰입을 할 수 가 없었다.
일본에서는 “둔감력”이라는 단어로 유행어 대상에도 올랐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본인다운 단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일본인들은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すみません(스미마셍)문화와 관련있는 ‘둔감력’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감정과 행동패턴을 늘 지켜보면서 실례가 되지않으려고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일본인들에게는 ‘둔감력’, 즉 타인의 감정읽기나 행동을 그만 살펴도 된다는 행동지침같은 것이 되었을 것이다.
심리적 해방감을 주는 치료법이 되는 책으로 베스트셀러가 될 수 밖에 없는 국민성이 조건이 일조를 했다고 본다.
읽는 내내 마음 한편에 생기는 불편함의 정체는 간단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상처를 받고,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질 만큼 관계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상대방의 무례한 말과 행동 탓이다.
그런 무례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참고 인내하고 견뎌내려면 더 용기있게 나아가라는 말은 지극히 모욕적이었다.
왜 무례하고 부당하고 인격적인 상처를 주는 사람들에게 ‘둔감력’을 요구하지 않는지 이상했다.
함부로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둔감하게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을 하라’는 지침이 더 옳지 않은가 솔직히 기분이 나빴다.
나는 아주 오래전에 학부모 모임에서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다.
무리의 리더 쯤 되는 학부모는 당연히 선생님과 막역한 사이다.
그집 아이는 공부 꽤나 하는 것도 맞다.
그래서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은 사람을 골라서 끼워준다.
나는 학부모 모임이 싫었다. 치맛바람을 일으킨다고 남편도 아들도 싫어했다.
하지만 친한 엄마의 추천으로 그 모임에 가입한 적이 있는데 나를 보면서 리더가 말했다.
“어떻게 이 모임에 왔어요? 그집 애는 모르는데...”
우리 애는 성적도 그저 그렇고, 학교의 행사에 상을 받은 적도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함께 간 분이 참으라고 했지만 두 번 참가하고 발을 끊었다.
막무가내로 얘기하고 무례하게 구는 사람에게 내 마음이 강해지라고 버틸 이유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둔감하게 굴지 않고, 내 마음을 위해 당당하게 탈퇴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상처를 입고 회복하고 싶고 자존감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 첫 발걸음 떼듯이 자존감을 사랑해주고 싶을 때 읽었으면 좋겠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양서가 되는 것은 아님을 말하고 싶다.

오히려 이 책 뒤편의 추천사를 쓰신 양창순 박사님의 저서를 읽고싶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음을 밝히고 싶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치료법은 없다.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 입소문을 내든지, 여러 의사선생님을 만나보길 바란다.
암의 예방, 치료, 사후관리 등 모든 과정에서 둔감력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둔감력을 가진 사람은 암을 예방할 수 있고, 암에 걸렸다 해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암에 대처하는 방법은 둔감력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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