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주역공부 - 다산처럼 인생의 고비에서 역경을 뛰어넘는 힘
김동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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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주역공부]를 서평단 모집에서 처음 봤을 때, 잠깐의 주저도 없이 선택한 이유는 오십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십이 다가오면서 삶을 반추했을 때, 알 수 없는 허망함에 흔들렸다.

육십을 맞이하기 전에 중심을 잡고 싶었다.

‘지금처럼, 이대로 살아가는 것이 과연 내가 스스로 살아간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불안이 컸다.

갱년기를 앞둔 사람이면 마땅히 삶의 절반을 넘을 때 한번쯤은 삶의 의미를 두고 고민한다고 들었다.

남자라면 퇴직을 앞두고 미래의 막막한 삶에 대해 두려움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를 품었음직한 때라고 본다.

저자 김동완 님은 사주명리학, 타로, 풍수, 작명에 대가이시다.

전혀 모르는 분야이므로 당연히 김동완 님에 대한 정보는 제로였다.

어쩌면 0에서 시작하는 것이 내겐 행운인지도 모른다.

 


 

책의 띠지에 “오십, 인생의 전환점에서 잃어버린 진짜 나를 찾는 법”이라고 씌여 있어서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주시겠구나! 기대감이 컸다.

책의 표지는 누런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같은 그림이다.

모래폭풍 속의 사막에서 길을 잃으면 왔던 길도 사라져 버리는 미궁 속에 빠진다고 들었다.

지금껏 살아온 삶이 사막에서 길을 잃은 것 같아도 이 분은 나를 꺼내주실 것 같았다.

‘다산처럼 인생의 고비에서 역경을 뛰어넘는 힘’이라는 소제목에서 느끼듯 김동완 님은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존경하고 그분의 삶을 연구하고 주역을 통해 어떻게 18년간의 유배생활을 견디면서 수많은 저서를 남기셨는지 ‘다산역 연구’로 철학과 박사학위를 따신 분이기도 했다.

 

나는 힘들 때 혹은 마음의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다산 실학관이 있는 다산 유적지로 바람쐬러 자주 간다.

그곳에 있으면 하늘과 산과 물과 바람과 햇살의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게 운명과 같은 만남이라고 생각했다.

 

다산 정약용은 정조의 신뢰를 받아 순풍을 안고 달리는 함대와 같은 삶을 누리다가 천주교 박해로 멸족이 된 집안을 지켜본 사람이다.

멸족양반이 된 것도 힘든데 어린 자식들과 아내를 두고 멀리 귀양을 가야하는 다산을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혹은 그 곳에서 자신의 힘을 다시 키우기 위해 칼을 가는 마음으로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산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의 운명이 왜 이렇게 흘러가게 되었는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가야 할 지를 고민했다. 그래서 주역을 공부하게 되었다.

물론 글을 아는 학자로서, 유배지에 서당을 열어 배우고자 하는 제자가 생기면 열과 성을 다하는 스승으로 살았다.

서민들의 삶에서 고충이 보이면 그들의 다스리는 목민관의 잘잘못을 살펴 제대로 이끌어가는 리더의 자세에 대한 책도 썼다.

병으로 죽은 아들을 위해 천연두에 대한 공부를 하여 우두 접종에 관한 의학서를 쓰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운명은 누가 봐도 악괘였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고립무원에 있는 것 같지만 그 곳에서 주저앉지 않고 일어서서 멀리 내다보신 분 또한 다산 정약용이다.

 

주역을 공부하면서 운명은 하늘의 뜻이고, 이미 정해진 것이지만 그 뜻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리 풀어진다는 것을 깨달으신 것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공부한 것을 베풀고 남기려 애쓰면서 한자 발명이래 500권이라는 최다저술자로 이름을 남기셨을 정도다.

유배를 간 아버지를 둔 자식들이 행여 기죽을까 봐 공부를 소홀히 하지 말것이며, 항상 질문하고 배우고 깨우치는 것을 몸소 실천할 것을 편지로 남기셨다.

웃음을 빌려서라도 즐겁게 지내라고 했으나, 죄를 지은 아버지를 생각해서 경거망동하지 말고 늘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마치 다산 정약용의 평전같은 느낌이 들만큼 다산의 일생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다.

더불어 운명이 바닥을 칠 때 굳건하게 일어선 다산의 정신과 마음의 세계를 읽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산은 주역의 64괘를 점쳐서 자신의 삶에 해당하는 것을 위해 살아오신 것이 아니다.

주역을 공부하고 얻은 모든 삶의 태도를 살아가면서 상황에 맞춰 견디고 깨치면서 운명과 삶이 어울리도록 찾아내어 실천하신 분이다.

주역을 공부하고자 했던, 공부했던 선인들이 많은 이유가 바로 그 점이다.

흔들리지 않는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내 삶을 온전히 스스로 이끌어가는 강한 힘을 갖기 위한 책이 바로 주역이다.

 

흔히 주역은 미래를 점치는 역술인이 공부하는 것으로만 한정짓기 쉽다.

나 또한 운명공부는 어렵고 난해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멀리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나이값의 이름인 50은 지천명知天命이다.

하늘의 명을 아는 나이, 즉 삶의 이치를 비로소 알게 되는 나이라는 뜻이다.

지나온 세월이 많으니 그 나이가 되면 삶을 되돌아보면서 자연의 순리를 깨달아 남은 생을 잘 이끌고 후손들을 위해 바르게 살 수 있는 나이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오십의 주역공부’라고 제목을 정했을 거라고 본다.

 

이 책을 읽고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오십의 주역공부’가 아니라 ‘스물의 주역공부’가 되었어도 무방했으리라 보였다.

요즘은 스물이면 진로를 결정해서 대학을 다니고,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는 청춘을 보내고 있다.

지나고보니 이 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 후회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또한 주어진 공부를 목적도 없이 하다보니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헤쳐나갈 힘이 없어 주저앉고, 삶을 탓하는 사람 또한 늘어나서 우울증이나 자학적인 일을 행하는 일도 잦다.

 

생각하고 고민하는 공부가 없는 시대라서 겉은 어른이나 속은 자라지 못한 방년 15세로 머물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필독서로 읽히고 싶다.

특히 스물이면 약관인데 그야말로 관을 쓰는 나이이다.

자신의 위치에 알맞은 태도와 마음가짐을 미리 배우지 않으면 올바른 사회생활을 해나가기가 어렵다.

이타적인 마음을 특별히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오십의 주역공부에서 주고자 하는 많은 글귀들은 평생직장을 가질 수 없고, 직업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정신이 강해지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의 유명한 학자나 작가들도 주역을 공부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반갑고 신기한 정보였다.

주역을 너무 터부시한 내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늦게라도 간략하고 쉬운 설명이지만 주역에 대해 첫발을 디디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 책에는 가장 가슴에 와닿기도 하지만 평소 내가 가진 삶의 가치관과 흡사한 부분이 있어서 더욱 반가운 괘가 있었다.

바로 산수몽山水夢이다.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의 내용 중에서도 동양의 현자를 찾아가서 받은 괘가 바로 이 산수몽이라는 것을 알았다.

 

‘산기슭의 아주 작은 샘에서 흐르는 물줄기인 몽은 여리고 의지할 곳이 없다. 그러나 그 몽이 점차 시내와 강을 이뤄 끝없이 넓은 바다로 나아간다. 몽이 지혜의 본체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소박한 마음으로 휼륭한 스승을 찾아 나서야 한다’ p.258

 


인간의 노화는 몸의 기운부터 서서히 빠져나가면 늙기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맨 마지막까지 스스로 늙음을 막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정신, 즉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김형석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움이라고 하여 학문적인 것에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궁금증을 알고자 노력하는 자세를 말한다.

바로 산수몽이 바로 그에 해당하는 궤다.

스승을 찾아 나선다는 것은 나보다 더 나이들고 더 많이 배운 사람을 말한는 것이 아니다.

내가 모르는 것, 궁금한 것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스승이 될 수 있다.

내 곁에 스승이 없는 것은 내가 스승을 찾고자 하지 않았음은 아닌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에겐 다섯 살 친구가 있는데 스승이 되어 준 적이 있다.

주사맞기가 무섭다고 했더니 아주 간단하게 정답을 줬다.

“주사가 무서우면 안맞으면 되고, 안맞으려면 잘 먹고 아프지 않으면 돼요.”

바로 자연의 순리를 다섯 살 친구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잘 먹으려고 애쓰고 있다.

 

주역은 멀리 있지 않다.

나에게 다가온 삶의 숙제를 내가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보고 풀어낼지 고민하는 자세가 바로 주역을 대하는 기본 자세다.

스물의 모든 약관 청춘들은 꼭 읽길 바란다.

주역 64괘를 1년에 하나씩만 배우고 깨쳐 실천한다면 죽을 때까지 운명에 이끌리지 않고 운명을 잘 이끌어가는 현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주신 ‘다산북스’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도 앞날에 닥칠 행운과 불행을 아는 데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 삶의 위기, 골치 아픈 난제가 있어도 그조차도 나를 돕게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역]은 그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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