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두 곳 사이에 걸친 다리 같았어. 가난한 노동 계급과 ‘더 높은 계급, 도시와 시골, 대졸 직장 동료들과 교육 기회를박탈당한 사랑하는 가족, 어린 시절의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환경과 어른이 된 뒤 진보적 분위기. 시골 한가운데에 있는 집과동부 해안 지역의 직장.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물리적 세계와 너와 이야기를 나누는 무형의 차원.
- P359

고군분투가 삶의 방식이었던 여자들의 직계 후손으로서 나는 그들의 운명이 나에게도 그대로 주어지는 걸 느꼈어. 그런데내가 사랑하는 이 여인들, 한때는 나를 압도하는 힘으로 느껴졌던 이들이 상처받은 어린아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꿈을 통해 본거야. 그들을, 그들과 함께 살았던 집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나는그 삶에서 벗어나겠다고 마음먹었다.
- P364

이런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베티 할머니가 그 고생을 하고도 고약하고 냉소적인 사람이 되어버리지 않고 타고난 밝은 세계관을 유지했기 때문일 수도 있어.
할머니는 정의를 위해 싸우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데 의미가있다는 생각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지. - P369

가난한 여성은 두 배로 취약할 수밖에 없어. 나는 일하다가부당한 취급을 받은 적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 그럴 때면 너를생각했어. 내 딸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길 바라? 스스로에게 물었어. 답은 언제나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라.‘ 였고그래서 그렇게 했어. 날마다 절박한 필요와 내 존엄성이 부딪히는 걸 느꼈어. 남자 사장이 음흉하게 내 몸을 훑어보는 곳을 그만두고 나와서 며칠 굶주리기도 했지.
사회경제적 간극을 뛰어넘는 사람이 왜 이렇게 적을까. 여러복잡한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 단순명료한 이유가 있어. 거길가로지르려면 무척 힘들고 고통스럽거든, 그때가 내 삶에서 가장힘든 시기였어.
- P378

가난하다, 곧 poor라는 단어가 돈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나쁘다는 뜻으로도 쓰여, ‘건강이 나쁘다 poor health‘, ‘시험 점수가 나쁘다 poor test results 등과 같이. 개인이 능력만 있으면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은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기 쉽지. 나를 키워준 분들도 스스로를 나쁘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았어. 그래서 나도 나쁜 아이인 것처럼 취급받았지.
내 삶 최대의 행운이라면 내가 그게 옳지 않음을 알았다는거야. 내가 어딘가에서 빠져나왔다면 그건 사실 결핍감, 사회경제적 범주와 무관한 그 감정이었어. 내가 그럴 수 있게 도와준 게너야. 네 존재는 네게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변했고 따라서 나에게도 그럴 자격이 있다는 걸 알았어. - P406

오거스트, 이 나라는 아이들을 키우는 데 실패했어. 민주주의와 인도주의를 수호한다는 말을 지키는 데에도 실패했어.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것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체결한 신성한 약속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생각을 어지럽히는 유령에 가까운것 같아.
어쩌면 어떤 사회를 지속시켜주는 것은 희생과 돈, 권력의교환, 다시 말해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는 근거가 빈약한 주장이아니라 아낌없이 내어주는 선물의 끝없는 선순환이 아닐까 싶어.
우리는 언제든 가장 고귀한 이상을 추구할 수 있으니까, 얼마든지 정직한 경제 체계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 이런 꿈은꾸어볼 만하지 않을까. 이런 목표를 위해서라면 매진해볼 만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