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았어. 의식하지도 못할 정도로 깊은 곳에서 느꼈지만, 우리 가족이 정상으로 간주되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
정상이라면 도시, 교외, 아니면 최소 인구 3000명 규모 소도시는되어야 했지. 우리는 어떤 것이든 다 ‘타운‘이라고 불렀어. 아무리 작은 도시에 갔을 때라도, 더러운 청바지를 입고 은행에 가서딜러즈백화점에서 산 정장을 입은 은행원을 마주하자면 어쩐지기가 죽었어. 은행, 학교, 상점, 카운티 법원 등이 있는 곳은(드높은 고층 건물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야.) 우리가 가지지 못한 권력을상징하는 것 같았어. 우리가 문화적으로 소외되었을 뿐 아니라지리적인 거리도 멀어서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느꼈지.
- P154

나는 보나마나 온갖 종류의 가난을 네게 물려주었겠지. 하지만 어느 깊은 밤, 직접 기른 양식으로 잘 먹은 너를 트랙터 뒤 썰매에 태우고 별이 가득한 맑은 밤하늘을 달렸을 수도 있겠지. 그 웃음, 그 자유, 그런 행복도 너는 물려받았을 거야. - P150

할머니가 어떤 병 진단을 받았다는 말은 못 들었지만 아빠가 "여자들이 겪는 문제"라고 말한 것은 우울증 같은 거였을 거야. 자기 능력을 드러내지도 인정받지도 못한 고립된 아내이자엄마의 창조적 에너지가 억눌려 안에서 곯아 터지는 병이지.  - P141

시골 생활이 주는 선물도 있고 어려움도 있지만 넓은 땅에서 살기 때문에 더욱 가깝다는 것이 가장 신비로운 역설이란다.
아파트를 짓고 줄줄이 붙어 살아서 친밀감이 자라는 게 아니라,5킬로미터 반경에 이웃이라고는 딱 하나밖에 없어서, 아플 때나트랙터가 고장 났을 때나 차를 타고 어딘가 가야 할 때 도움을주고받아야 하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사나운 개를 데리고 사는 할머니가 별일 없는지 좋든 싫든 들여다보아야 할 때에 어쩔수 없이 깊은 친밀감이 생기는 거야.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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