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속의 한국 문화재
이경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 수상이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져가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지금의 일본 수상은 일년에 한번씩은 꼭 신사를 참배할 것이라고 국민들과 약속을 했다고 하니, 정치적 승리를 위해 대국민약속까지 선포할 정도로 야스쿠니 신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인가.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 14명과 전사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는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인들에게는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때문에 일본의 수상이 이곳을 방문한다는 것은 주변국들로서는 군국주의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곳이 도쿄 한복판에 있다.

일본의 심장 도쿄, 우익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야스쿠니 신사, 그 한편 구석에 낡은 비석이 하나 놓여져 있다. '유명조선국함경도임진의병대첩비'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일명 '북관대첩비'다. 러일전쟁 때 일본군들이 전리품으로 들고왔다는 이 비석은 신사 경내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에서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채 오랜세월 방치되어 왔다. 필자는 평화를 상징하는 '화해와 진혼의 종'을 기증할테니 이 비석을 돌려달라고 청원서를 제출한 바도 있으나 신사측은 북한과의 관계를 들어 반환을 거절하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

나라 이카루가초의 호류사. 그곳의 금당에는 '백제관음'이라고 불리는 늘씬한 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페노로사가 '모나리자의 미소'를 연상케 한다고 극찬했다던 이 불상 앞에서 필자는 백제의 감흥을 곱씹어 연상해 내고 있다.한반도에서 도래했거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되는 문화재들, 그리고 전쟁의 와중에 일본으로 흘러들어간 이른바 '약탈문화재'들, 필자가 일본을 돌아다니며 찾아가는 문화재들은 대개 이런 두가지 측면의 과거를 갖고 있는 작품들이다. 필자는 이렇게 소재만이라도 파악해두는 것이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 그리고 그 문화의 의미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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