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조영주 지음 / 요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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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공동체 그믐에서 장맥주 작가님의 북클럽을 통해 조영주 작가님의《크로노토피아 》를 만나게 되었다.《크로노토피아》는 주인공 '소원'이 우연한 기회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회귀물이자 특정 일자가 되면 다시 다른 과거로 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루프물이고 본인이 원래 살았던 세계와는 다른 차원의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는 다중우주물이기도 하다.

엄마에게 학대를 받던 소원이 엄마를 피해 집밖을 배회 하다가 우연히 아파트 엘리베이터 시간이동 괴담을 수행중이던 이웃 형을 만나게 되는데 몇날 며칠을 다른 세계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괴담을 수행하던 형이 아닌 소원이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수없이 많은 인생을 반복하며 소원은 그 무한반복의 고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반복되는 인생이 아닌 미래가 있는 하나의 인생을 살고 싶어 발버둥을 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끝이 없는 무한반복의 인생에서 과연 인생, 산다는 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소원과 그런 소원을 지켜 보며 함께 고민하는 나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크로노토피아'라는 제목을 보고 작가님께서 새로 만드신 용어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실제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을 가리키는 용어로 작품의 배경이 되는 아파트와 엘리베이터가 모두 '크로노토피아'로 잘 이용되었다. 시공간을 모두 뒤엎어버리는 차원의 배경에서 펼쳐지는 소원의 불규칙한 N회차 복불복 인생은 단 1회뿐이지만 이 역시 복불복으로 알 수 없는 인생을 맞닥뜨려 살고 있는 현재 우리의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어차피 모든 인생은 복불복.

불규칙하고 뒤죽박죽인 계획대로 뜻하는대로 되지 않는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 우리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인생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고찰을 너무 재미있게 너무 심각하지 않으면서 흥미롭게 쉽게 접하도록 이끌어주는 책이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쉬운 청소년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었는데 장강명 작가님께서 던지신 질문들과 함께 생각해보니 단지 쉬운 책이 아니었다.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인생이란 무얼까, 인생을 대하는 자세는 어때야 할까에 대한 고민들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나 철학적인 고민을 너무나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로 재밌게 풀어주신 조영주 작가님의 필력에 반했다. 독자들의 질문에 성실하고 유머러스한 답변들로 궁금증을 풀어주시고 소원의 이름이나 존재에 대한 뒷이야기까지 풀어주시니 팬이 될 수 밖에. 다음에 나올 작품들도 기대가 된다.

#지식공동체_그믐_장맥주북클럽_책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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