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을 위한 우정의 사회학 -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의 재발견
케일린 셰이퍼 지음, 한진영 옮김 / 반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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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구들끼리의 우정을 어떻게 하면 잘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마침 <여자들을 위한 우정의 사회학>이라는 책을 읽으며 나름의 길을 찾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책 제목에 사회학이라는 단어가 들어있어 실용적인, 정량적인 내용으로 구성이 될 줄 알았는데 작가 케일린 세이퍼가 여성들 간의 우정을 발견하고 그걸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에세이처럼 기술한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예시들도 우리에게 익숙한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작품들로 설명을 이어나가 정말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원작은 Text me when you get home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인데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좀 무거운 느낌이 좀 가미된 듯하네요!





"우리 사회는 로맨스를 지나치게 중요시해요. 그래서 여자들은 남자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자신이 무용지물이라고 느끼고, 친구 관계는 남녀 관계보다 덜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에도 길들여져 있어요. 뭔가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게 우정이라는 거죠." 


이 부분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마지막에 뭔가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게 우정이라는 거죠.라는 내용이 우정이 결국 로맨스 관계보다 소중하지 않고 그게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사회가 너무 싫었는데, 마치 제 생각이라도 읽은 마냥 이 구절이 나와서 손뼉을 치며 읽었습니다. 이 외에도 


"우정은 진정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모든 결혼생활이 영원하진 않습니다. 믿었던 자식들마저 우리를 떠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정에는 원래 그런 헛된 바람이 없습니다." 

라는 내용을 읽으면서 우정이라는 관계가 그 어떤 대가를 바라거나 약속을 하지 않고 유지하는 인간관계라는 점에서 사실 사랑의 단계 중 가장 고차원적인 단계가 아닐까 싶었어요. 


이렇듯 우정에 관한 다양한 인용구나 예시보다 사실 작가가 여자들끼리의 우정을 겪으면서 변화하는 과정이 이 책이 재미있다고 여기게 되는 포인트였습니다. 작가는 사회적 여성성을 수행하는 여자들 사이에 끼이고 싶지도 않았고, 오히려 남자들 간에 더 편하다고 자부하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남자 친구들과 있을 때 여자 친구를 묘사할 때 괜히 더 엄격하게 굴었던 과거가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삶을 살면서 여자들끼리의 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 순간들을 겪게 돼요. 그러면서 자기가 얼마나 편협한 사람이었는지. 자기가 얼마나 많은 기회들을 놓쳐왔는지에 대해 반성을 하고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사례들을 들어 '여자들끼리의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 언급을 합니다. 


미디어 속에서는 여자들끼리의 우정은 남자 문제 하나로 쉽게 깨지기도 하고, 겉으로만 친구를 하고 속으로는 서로 험담을 하는 것으로 자주 묘사가 되지만 사실은 여자들의 우정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작가는 단언합니다. 책 속에서 작가가 혹은 다른 여성들이 경험한 여성 간의 우정이 자신을 얼마나 성장시켜줬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여자들의 우정이 서로를 어떻게 지켜주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풀어나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상 밖의 좋았던 점은 작가가 예시를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찾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미디어에서 거짓말 같은 여성 간의 우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런 편견을 깨부수고자 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드라마나 영화가 어떤 게 있는지 그 속에서 여성들의 우정은 어떻게 담기는지에 대해 소개를 하면서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는 저로서는 글이 참 쉽게 잘 읽혔던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도 제 친구들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되고, 이 친구들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특히 책 중간 중간에 자신의 절친을 소개하는 내용들을 볼 때마다 '나도 내 친구와 저런 관계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 하자면, 예시들이 거의 대부분 헤테로 여성 중심의 이야기라 레즈비언이나 바이 여성들의 우정 이야기에 대한 더 많은 예시도 있었으면 했습니다. 근데 또 미국에 그런 주제로 쓴 책이 있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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