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야만적인 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씨발새끼가 난무하는, 그야말로 교양 없고 무례한 소년 앨리스 앨리시어의 이야기.

 

고모리 마을에 사는 앨리시어와 동생은 대를 거듭한 가정폭력에 처참할 정도로 방치된다. 이야만적인 형제는 안이 훤히 보이는 철창에 갇혀 문이 열려있어도 도망하지 못하고 어미개가 잡아먹히면 어미개의 자리를 대신하는 새끼개의 모습에 투영된다.

 

어릴 적 받은 학대의 기억으로 형제를 때리고 긁고 할퀴는 어머니와, 대항할 생각도 말릴 생각도 없이 방관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형제는 그저 씨발을 되내일수 밖에 없다.

남의 집 일이라며 모른척하는 동네사람들과, 관할 부서로 가보라는 구청직원, 상담소를 찾아가 보라고 하는 부서 직원과 성의 없는 상담사는 이들 형제를 더더욱 무덤이라는 뜻의 고모리 마을을 벋어날 수 없도록 하는 바깥의 폭력이다.

 

재개발로 곧 없어질 동네, 형제는 언제 해체될지 모르는 가족의 테두리 안에서 형제는 구덩이 속으로 바닥에 언제 닿을지도 알 수 없을 만큼 떨어지고 떨어지고, 계속해서 떨어진다.

 

작가는 이야기 초반에서 앨리시어에게서 나는 채취를 불쾌하지만 사랑스럽다는 표현을 통해, 이 작고 약한 소년을 감싸 안는다. 왜 이런 채취를 사랑스러워 해야 하는지,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지, 야만적일 수밖에 없었던 소년 앨리스에게 앨리스씨라는 존중을 취함으로써 꿈이 있었을 이 작고 하얀 소년에게 미안하다 위로를 건네고 있다.

 

앨리시어의 냄새, 복장, 궤적 모두를 언제고 지나갈 것이라고 믿고 외면하기 보다는, 이름조차 빗물과 먼지에 씻겨 없는 동생과 그의 형을 기록하고 기억해 달라 이야기한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그대는,

그대는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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