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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지음 / 창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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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얼핏 분단문학,한국전쟁시기 양민학살관련 소설로 이책을 거론했던것 같아 메모해 두었었다.역시 황석영은 한국이 낳은 위대한 소설가중의 한명이다.예전 장길산,삼국지,삼포가는길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한국의 3대구라라 불릴만한 작가다.그동안 외국번역서를 읽다가 느꼈던 갑갑함이 역시 우리글을 맛깔나게 표헌하는 한국작가의 글을 읽으니 부드럽게 술술 읽힌다.우리글의 미묘함을 번역서에는 담아내지 못하는것이 있다.

책내용은 참담하다.주내용은 한국전쟁당시 황해도 신천에서 벌어졌던 양민대학살을 그렸는데 그동안 북한에서 한국전쟁당시 미군의 만행으로 홍보한것과 다르게 작가는 기독교와 공산주의,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계급적 갈등,이데올로기 갈등등,우리민족내부의 갈등으로 보고있다.아마도 방북작가로 북한을 방문했던 기억과 그일로 인해 해외로 떠돌때 미국에서 당시이 상황을 겪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소설로 형상화 한것으로 안다,

황해도,평안도 지역은 일찍부터 기독교가 전파되었고,일제시대에는 일제치하에 순응,협력하는 관계로 중농이상의 생활과 신앙을 지켜왔느나 해방후 북한이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는다.공산주의사회가 된 북한에서 기독교에 대한 탄압과 더불어 토지개혁이 실시되면서 공산주의 사상으로 무장하고 신세력이 된 예전 프롤레타리아 출신들과 기독교 세력간에 피를 부르는 싸움이 시작되었고,한국전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핍박받던 기독교세력들에 의해 이 지역이 점렴되면서 차마 눈뜨고는 볼수없는 "지옥"이 연출되었다.차마 인간으로서는 할수 없는 잔학한 일들이,다른 사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남녀노소를 가릴것없이 참혹하게 집단학살이 진행되었다.

나는 가끔 이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한다.저시기에 내가 저기에 있었더라면 어떻게 버티어냈을까?생각만해도 끔찍하다.세상살아가는것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나 생사가 오가는 급박한 상황이 수시로 펼쳐지는 전쟁상황이라면,인간의 기본권같은건 눈씻고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전쟁을 직접 경험했던 세대들이 살아남았을때 이념대결이나 논쟁이 더 격렬했던거고 최근에 들어서는 증오의 격렬함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책을 읽는내내 여러사람의 처한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나는 동네머슴으로 살다가 나중에 글도 깨치고 리인민위원장을 했던 이찌로(박일랑)과 가난한 화전민출신의 순남이아재쪽으로 마음이 더 끌렸다.하나님을 빙자하여 사탄의 무리를 응징한다고 피의 학살을 이끈 반공청년단과 기독교세력들이 더 끔찍했다.그세력들(친일세력,반공세력)이 해방후,한국전쟁때 남한으로 모두 피난하여 남한사회는 더욱 끔찍해졌고 이승만,박정희 독재와 전두환,노태우 군부정권까지 50년을 그렇게 그들의 후원속에 반공이데올로기를 앞세운 독재정권으로 살아온거다.

한국전쟁시기에 점령과 수복이 되풀이됐던 지역에서 엄청난 피의 보복이 일어났음을 알수있다.

그시기 가엾은 영혼들에게 명복을 빌고, 다시는 이땅에서 그같은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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