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 1 - 20세기의 봄
조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재미있게 읽고있다,이제1권끝났으므로..,보통은 전권을 다읽고 리뷰를 쓰는편인데,

여운이 사라질까 싶어 글을 남기기로 했다. 

책표지에 있는 세여인의 운명이 한국 사회주의 운동의 중심인물인 남자들과 더불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허정숙,주세죽,고명자.허정숙은 민족변호사인 허헌의 딸이자 조선공산당초기 트로이카였던 임원근의 처,또다른 공산당원이었던 송봉우의처,그리고 해방후 북한에서 부수상까지 역임했던 최창익의 처로 살았고 본인역시 일제하에서 독립투쟁의 선봉에 있었고,해방후 북한에서도 고위직을 유지하며 1980년대까지 살았던 인물이다.세여인중 그나마 가장 잘된축에 속한다.

주세죽은 박헌영의 처로,박헌영이 중국상해에서 두번째로 검거되된 이후 소련에서 일제의 간첩으로 몰려 총살당한 김단야의 처로 살았던 여인으로,함흥의 몰락한 가문출신이다.1권에서는 스탈린치하소련에서 남편이던 김단야가 일제간첩으로 몰려 총살당한후 일급정치범의 아내로 카자흐스탄에 유배당한다.박헌영과 사이에 낳은 딸은 국가보육원에 맡겨져있고,김단야와 사이에 낳은 갓난둥이 아들은 유배지로 오는 기차안에서 죽었다.크리스찬이며 피아노선생님이 되고자 했던 여인은 혁명이란 길에 발을 들여 놓은후 박헌영과 함께 가시밭길을 걷는다.해방후에도 소련의 거부로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한다.고명자는 충청도에서 판사출신 아버지를 둔 부유한 집안출신인데,김단야의 애인으로 지내다 끝내 집안의 반대로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몇번의 검거와 감옥생활을 못견디고 일제의 회유와 압박에 전향한다.아직 2권에서의 이야기가 남았있어 그후가 궁금해진다.

책을 읽다가 각 인물들이 궁금해져 네이버에 검색을 하여 어떻게 살다 갔는지 미리 알아보았다.

세여인과 세여인과 함께였던 남자들의 면면을 보면 그 당시 인텔리로 혁명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모두 중상이상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풍족한 삶을 살아갈수 있는 사람들이었다.그럼에도 그들은  조선의 독립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신념을 위해 모진 고난과 고통을 겪었다.약 백년전에 이렇게 치열하게 살다간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을 이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혹한 시절에 개인의 영달을 마다한채 대의를 위해 산다는것은 대단히 어려운일이다.대부분은 권력에 순응하며 살아가고,그중 일부는 친일파로 적극 변신하여 개인의 영달을 추구한다.

그래서 독립운동가들을 더욱 존경해야 하고,친일파들을 더욱 미워해야 하는것이다.정의로운것과 정의롭지 못한것을 명백하게 구분해야 하기에..,그동안 우리사회는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모든 적페의 시작은 여기에 있었다.

사랑과 우정,신념과 고통,희망과 배신이 교차하는 1920~30년대의 경성과 중국상해와 모스크바를 넘나드는 혁명가들의 삶은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나같은 사람에게 생각의 크기를 넓혀주는 존경의 대상들이다.

직장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서울역을 걸어서 지나간다.일제시대에 지어진 고딕양식의 옛서울역사를 지나치면서 여기서 기차를 타고 북으로 만주 봉천으로,북경으로,블라디보스톡으로,남으로는 부산을 거쳐 관부연락선을타고 시모노세키로 떠났을 수많은 당시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그러나,아직도 그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조선의 독립은 이루어지지 않았고,여전히 남과북은 갈라져 늘 전쟁을 운운한다.그들이 바라던 미래는 아직도 미완성이다.

조선희씨는 씨네21편집장출신으로 알고 있다.당시의 역사와 인물에 대한 깊이없이는 이런소설이 나오기 어렵다.그동안 평전으로 읽었던 "박헌영""김원봉""김산""아리랑"의 인물들이 소설로 그려지니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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