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강 김원일 소설전집 3
김원일 지음 / 강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난 김원일의 작품을 좋하한다.<마당깊은집><겨울골짜기><아들의 아버지>등 읽은책들이 모두 좋았다.본인의 애닲은 가족사를 소설로 승화시켜 해방공간,한국전쟁시기를 잘 그려낸 작가이다.

이책은 이인태라는 인물과 그의 친구가 된 최지관을 중심으로 일제시기 만주에서 독립군하던 이인태가 만주,러시아,중국,일본을 떠돌며 겪은 이야기와 최지관과 월포댁을 중심으로 한 경북 포항근처 고향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경상도 특유의 말씨를 잘 살려내어 재미가 있었고,시골마을의 풍경들을 잘 묘사하여 나처럼 시골출신은 책을 읽으며 풍경이 머리속에 잘 그려졌다.이인태의 삶도 그렇지만,짝대기 최지관의 삶이 더 애처롭다.결핵에 걸려 시골에서 할수 있는 온갖 병구완을 다해도 죽을날만 기다리는  막내딸 계연이와,일제말기에 징병에 끌려나가 남양군도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큰아들과,한국전쟁에 끌려나가 상이군이이 되어 대구통합병원에 누워있는 작은아들때문에 마음고생하는 최지관의 모습에서 연민의 정을 느꼈다.나도 얼추 최지관 나이가 되었고,딸을 둔 아버지의 입장이 되고보니,읍내 장약국에서 밤새 침맞고 힘빠져 널부러진 딸을 지게에 지고 고갯길을 오르며 부르던 소리가락<달구질요>장면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팔자한번 기구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시골 농사꾼으로 글줄이나 읽어 지관노릇도 하며 열심히 살아온 그에게 왜 이런 불행이 연거푸 닥쳐야 하는가?

이책의 중심인물 이인태에 대해서 난 변절자라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그는 신흥무관학교를 나와 만주에서 항일무장투쟁에 가담했고,일제의 토벌이 악랄해질때 일본경찰에 잡혀 한달여간의 모진고문끝에 못견디고 독립군 도와준 마을을 대어 쑥대밭이 되게 만들었다.물론,끝까지 저항했더라면 더 나았겠지만 그 모진고문을 당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쉽게 이야기할것이 못되는 것이다.일제시대,군부독재시설 악랄한 고문으로 죽거나,실성한 사람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그 고문을 왜 못견뎠냐고만 나무랄일은 아니다,간도특설대에서도 보았지만,일제의 토벌이 극에 달했을때 수십년간을 항일빨치산운동하던 지도급들도 대거 투항하여 다시 토벌대의 앞잡이가 되어 동지들 토벌에 나선 일들을 생각해보면 이인태의 행동은 그보다는 낫다.그벌로 동포들에게 두 귀가 잘리고 평생을 그렇게 중국으로 일본으로 떠돌다 고향땅에 돌아온 이인태에게 친일변절자의 딱지는 가혹하다.그보다 몇백배,몇천배 나쁜짓 하고도 해방된 남한에서 떵떵거리며 살아온 친일변절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대말이라는 이인태의 별명과 더불어 "성"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표현해 놓은 부분들이 많고,한세대전의 시골풍경을 시대상황과 잘 조화시켜 잘 표현한 재미있는 작품이다.이런 소설속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의 인생은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살아왔구나 하고 위안도 얻게되고 현실의 자잘한 고민과 번민을 하찮게 여길수 있어서 좋다.출,퇴근길에 소설에 푹빠져 보낸 시간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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