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그녀를 쏘았다 - 한국의 마타하리 여간첩 김수임
전숙희 지음 / 정우사 / 200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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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방후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욱 보고 있는데,건조한 문맥이 아닌 실제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고 싶었다.마침 생각난것이 어렴풋이 재미있게 보았던 "서울1945"라는 드라마가 떠올랐고,kbs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로 볼수 있었다.화면이 스마트폰보다도 작게 나오지만 내용을 이해하고 감동을 느끼는데는 부족하지 않았다.72회짜리인가 한데 6회까지 보았다.구리광산에서 일하다가 평양고보에 수석합격한 남동생을 구하려다 먼저 죽은 누나의 이야기 부분에서 눈물을 주체할수 없었다.그 남동생이 이강국이고 그를 사랑한 주인집 마님의 시종이 김수임이다.고두심,김영철,장항선,홍요섭,류수영,김호진,한은정,소유진등 배역에 잘맞게 연기를 잘했다,그해 백상예술대상인가를 타기도 한 웰메이드 드라마다.이런 드라마를 만들수 있었던건 민주정부 10년의 성과였다.지금처럼 살벌한 시대에는 기획서조차 내기 어려울것이다.

어쨌든,"서울 1945"의 모티브가 된 두인물에 대해 더 알고싶어져 찾다보니 이책이 있었다."한국판 마타하리,여간첩 김수임"이란 자극적 제목이 붙어 있지만,전체적 내용은 이념보다 한 남자에 대한 사랑이 앞선던 한 외로운 여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이다.

김수임이란 여인의 삶은 참으로 극적이다.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11살나이에 민며느리로 팔려가 온갖 고생을 견디다 못해 가출하여 다니던 교회의 미국목사를 찾아가 애원하여 경성의 목사집에서 자라 그당시 최고의 여성엘리트 배출기관이던 이화여전 영문과까지 졸업하고,세브란스병원과 반도호텔의 지배인 지위까지 올라갔고,그당시 최고의 권력자이던 미군정 헌병사령관의 차기 부인으로 살아간 이력은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김수임은 태생은 가난했지만,그후 기독교의 영향으로 공산주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그와 가장 친했던 모윤숙의 친일,친미적 행동에는 기독교에 바탕을 둔 반공주의가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었다.그러나 한 사회주의 혁명가와의 만남을 통해 이념을 초월한 사랑에 빠진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강국역시 해방된 새나라의 새일꾼으로서 아주 적합한 인물이었다.경성고보 3대천재중 하나라 불렸을 정도로 똑똑했고,활발했고,독일유학까지 다녀온 인텔리이며,많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항일투쟁을 쉼없이 전개했고,해뱡후에는 분단을 막기위해 중도적 입장에서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당시 강대국의 영향아래 있던 상황에서는 설자리가 없었던 것이다.남한에서는 공산주의자라고 쫓겼고 북한에서는 김일성체제에 반하는 인물로 여겨져 한국전쟁 끝난뒤 남로당 숙청때 미제의 스파이로 몰려 죽었다.안타까운 인물이다.

나의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이지만 시대와 이념을 초월한 사랑이야기가 안타깝고도 가슴 절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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