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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라는 소설가를 알고 처음 읽은 그의 소설이다.남파된 첩보원이야기라고 언뜻 본것 같아 흥미를 느껴 이책이 첫번째가 되었다.재미있었다.북에서 남파된 고정간첩이야기,80년대 학생운동권에 심어진 북의 스파이,북한체제를 벗어난 사람들이 충분히 느낄법한 그들만의 남한살이,자생적 주사파의 대부였던 김영환이 변절해서 북한인권운동을 운운하고 살고 있듯,80년대 뜨거운 가슴을 안고 사회변혁을 꿈꾸던 젊은이들이 어떻게 현실에 안주하는 배불뚝이 아저씨들이 되어갔는지를..,
끈떨어진 신세가 돼버린 고정간첩은 이제 남한사회의 가정을 이룬 평범한 40대 아저씨가 되어있었고,투철한 혁명사상은 사라진지 오래고 남한사회의 모든것이 더 편해진 그런 사람이 되었다.결국,복귀하라는 명령에도 쉽게 응하지 못한다.
거기다 외제자동차 세일즈우먼인 대학동창이자 아내인 마리와 한창 사춘기인 중2딸 현미가 등장한다.마리는 왜 그렇게 퇴폐스럽게 묘사되었는지 모르겠다.기영이 고정간첩이란걸 숨기고 사느라 아내에게도 마음을 열지않아서 생긴것을 묘사하느라 그랬는지,담배를 피고,집에서도 상반신을 드러내놓고 다니고 새파란 대학생과 연애질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쓰리썸까지..,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고정간첩이라는 어두운 이미지가 아닌,평범한 남한사회의 중산층을 묘사한듯한..,
그리고,김영하의 소설은 구체적 표현을 하는게 더 실감났다.딸이 신는 푸마스니커즈라든가,쏘나타자동차,폭스바겐,에스콰이어,OB맥주....,일상에서 흔히 겪는듯한 모습이기에 머리속에 훨씬더 선명하게 그려졌다.북한체제의 획일성과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의식도 보이고,80년대 남한의 군사독재체제에 대한 묘사도 80년대 대학을 다닌사람이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다.
구체적인 표현의 서술을 잘하는 작가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웬지 약간 허전한 마음은 지울수 없다.허무주의,그가 말하는 비관적 현실주의..,마치 나는 그 무리에서 빠지고 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듯한..,그의 "보다"라는 산문집에서도 느낀..,
그의 책을 몇권 더 읽어보고 판단할 일이다
"정치경제"나 "국민윤리"같은 과목은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다.국가와 사회를 제일선에 놓는 "국민윤리"가 그에게는 낯설지 않았다."수령"과"당"이 들어가야할 자리에 "국가"와 "민족"만 넣으면 되었다.남과 북의 윤리는 마크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처럼 닮아 있어서 만나자마자 서로를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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