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제국
이인화 지음 / 세계사 / 199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sbs드라마 <비밀의 문>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문득 이책이 생각났다.이책을 읽었었는지 안읽었는지는 가물가물한데 영화 <영원한 제국>의 몇장면은 기억이 있다.안성기가 정조역으로 나왔고,최종원이 채제공역으로 나왔었다.가장 기억이 나는 장면은 잘못이 밝혀져 위기에 처한 내시감이 정조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정체절명의 위기에 경호대장이 문을 박차고 나와 한칼에 내시감을 쪼개던 장면,어느 폭포에서 미행을 나온 정조와 체제공이 대화를 나누던 장면등이다.꽤 오래된 영화인데도 기억이 나는걸 보면 나름 인상에 남았었나 보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이인화가 박정희를 미화하는 소설을 썼다고 해서 그동안 거리를 두었었는데 이소설에서만큼은 아직 아닌것 같고,그동안 정도전의 민본사상에 큰 감동을 받아 신권정치에 더 무게를 두었었는데 이책을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신권정치도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사림들이 정권을 잡고 당쟁이 격화되던 시기,왕을 택군하던 조선중기 이후 사대부들이 나라를 다스리던 이시기가 과연 역사의 발전에,민생의 삶에 크게 기여한바가 있는가? 오로지 당리당략에 매몰되어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부와 명예를 독점하기에만 바쁘지 않았던가 말이다.저자의 말대로 봉건시대에서 근대로 넘어오기 위해서는 절대군주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프랑스의 루이14세,러시아의 표트르대제,독일의 프리드리히황제,일본의 메이지 유신등.정조와 같은 임금이 한명정도만 더 나와 뒤를 이어 유신을 단행하여 어지럽힌 질서를 바로잡고 개혁을 추구하였다면,이후 조선의 운명은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른다.정조이후는 노론과 외척세력에 의해 나라가 농단을 당하였으니 개탄스럽지 않을수 없다.

지금의 세상과 당시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낄수 있다.노론세력이 곳곳에 포진하여 심지어 왕권까지 위협하는 상황과,해방이후 친일파들이 사회곳곳에 긴 뿌리를 내리고 언론과 돈과 권력을 독점하고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가는 새누리같은 세력이나 노론이나 닮았다.당시 재야 세력이던 남인세력을 박멸하는데 "서학쟁이"를 들이밀어 이단으로 몰아 씨를 말리던 상황이나 툭하면 북한을 들먹여 종북이라 빨갱이라 몰아 탄압하는 상황까지 비슷하다.정조의 모습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보았다.노무현 대통령은 조선시대 임금중 광해군과 더 비슷하지만,고립무원속에 개혁을 추구하던 정조의 모습은 노대통령과 많이 닮아 있었다.

꽤 오래전 책이지만,지금에 와서 밝혀진 역사의 사실과도 많은 부분을 공유할수 있는,그러면서도 이야기의 줄거리가 무척이나 재미있어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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