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일가
펄 벅 지음, 장왕록.장영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대지의 3부작이다. 왕룽의 3대,왕후의 아들인 왕위안에 대한 이야기이다.왕위안은 군벌인 왕후의 아들로,어렸을때부터 엄한 아버지밑에서 장차 군벌을 이어갈 재목으로 키워졌다.항구에서 서구문물을 익힌 교관을 초빙하여 군사훈련을 시켰고,결국엔 사관학교에까지 보냈다.하지만 위안은 군인이 되는게 싫었고,고향 움막집이 편안하게 생각되었으며,땅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외양은 외할머니인 오란을 닮아 뼈대가 굵직했으며,말수가 적었고 심중이 깊었다.혁명군이 남쪽으로부터 차차 북벌을 시작하였고,위안은 군벌인 아버지를 배신할수 없어 혁명군에서 뛰쳐나와 시골 움막집에 숨어든다.결국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아버지의 품을 떠나 배다른 어머니가 살고 있는 항구도시로 떠난다.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배다른 여동생 아이란이 자유분방하게 살고 있는 항구도시에서 부유층이 누릴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지내지만 그 생활이 편하지 않다.어머니의 권유로 학교에 진학하게 되는데 사촌인 멩의 영향과 평소 가난한 사람들이 핍박받는 중국의 현실에 공감해 혁명단체에 가입하게 된다.하지만,혁명군의 위세에 위협을 느낀 정부군의 검열에 걸려 죽을 위기에 놓이지만,아버지와 친척들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6년간 생활하다 돌아온다.

사촌인 셍과 함께떠난 미국유학에서 위안은 화려한 도시의 대학이 아닌 좀더 한적한 곳에서 농업관련공부를 하게되고,미국의 발전된 모습에 부러움도 느끼지만,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을 겪고 중국인에 대해 미개인취급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에서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그럴수록 공부에 매진해서 최우등 졸업도 하게된다.사촌인 셍은 부자인 아버지덕분에 일찍부터 곤궁함을 모르고 자라서인지 미국에 와서도 마치 미국인인냥 각종 향락과 유희에 빠져 지낸다.그가 쓰는 시나 소설이라는 것들도 관념적이고,무의미한,공허한 것들이다.그런면에서 위안은 다르다.또다른 사촌인 멩과도 다르다.멩은 부자집 도련님이지만,중국인이 외국인에게 멸시당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부자에 대한 적개심등 당시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던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지만,그가 혁명군의 부대장이 되어 막상 가난한 인력거꾼이나 짐꾼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 엘리트의식에 사로잡혀 있다.위안은 너무 교조적이지도 않고,관념적이지도 않은 당시 중국의 현실에 가슴아파 하던 진실한 청년이었다.멩의 혁명군은 아마도 국민당군대였던것 같다.국민당군대에서 불만을 품은 멩은 또다른 혁명군을 찾아 서쪽으로 간다던데 아마도 중국공산당이었을 것이다.멩이라는 유형의 인간이 해방된 중국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아이란,위안의 배다른 여동생 또한,당시 신여성이라 불리는 여자들의 표본정도일것이다.개방적서양사상을 받아들이긴 했지만,매일 무도회나 들락거리고,결국 유부남과 결혼하는 이 여성의 모습에서 시대에 대한 고민이나 삶에 대한 목표도 없다.단지 부자인 부모 만나서 호사스런 부자의 새로운 삶을 마음껏 즐겼을 뿐이다.

나야 늘 없는 사람이라 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생각하게 마련이지만,이책을 통해 부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지 알수 있다.그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마치 더러운 것을 만지거나 본것같은,자기들과는 전혀 다른세상에 사는 사람(?),사람으로 생각도 않는다.그러면 그들의 부는 어떻게 얻었나.단지 부모를 잘 만났을 뿐이다.왕룽이라는 성실한 농부와 성실한 오란이라는 할머니 덕에 집안이 가난한 농군의 집안에서 부자의 반열에 올랐을뿐,왕후와 왕위안처럼 본인들의 노력으로 어느정도의 자리에 오른것빼곤 다 부모덕이다. 공짜로 얻어진 부로 엄청난 사치와 향락을 누리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게을러서 그렇다는 말을 함부로 지껄이고 가난한 사람들을 벌레 취급하는 부자들을 보면 분노가 솟구친다.정몽준 아들의 "미개한 국민"발언을 보면 부자들이 일반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볼수 있다.지도 지 할아버지 덕분인줄 모르는거다.그 할아버지가 강원도 산골에서 고된 농사일 싫어서 소 한마리 훔쳐 나와 혼란한 시기를 잘 이용하여 부를 이룬 일개 농군의 자식인걸 그 손자는 모른다.그는 태어날때부터 부자였으므로..,

 

3권을 다읽고 느낀점은 펄벅여사의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없이는 이책이 나올수 없었을것이라는 거다.다만, 미국인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선교사의 자녀라는 환경적 제한요소들 때문에 중국 수천년 역사에 있어 가장 위대한 혁명인 중국공산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아마도 이책을 낸 시기가 중국혁명이 완성되기전이라서 그랬을것이다.

그리고,중국해방이후 왕룽일가는 어떤 모습으로 남았을까 생각해보는것도 재미있다.외국물을 먹은 아이란 부부와 셍등은 외국으로 도망쳤을것 같고,구두쇠,수전노인 왕얼은 혁명으로 재산은 몰수되었을거고,왕위안과 그의 부인이 되어있을 메이링만이 새로운 세상에서 그 역할을 다할것으로 본다.멩은 서쪽으로가서 중국공산당에 함께했겠지만,책에서 보인 정도의 사상무장이라면 호된 자아비판 대상이었을것,개과 천선하지 않았다면 밀려 났겠지.,

중국 근,현대의 삶을 왕룽일가를 통해 세세하게,감성적으로,중국인의 입장에서 잘 그린 소설이다.사람들이 왜 그리 "대지"를 꼭 읽어보라 했는지 이제 알겠다.여러가지를 많이 생각하게 해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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