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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의 설계자 정도전 ㅣ 역사 속에 살아 있는 인간 탐구 15
한영우 지음 / 지식산업사 / 1999년 10월
평점 :
"정도전을 위한 변명"만큼 재미있지는 않다.하지만, 30여년간 정도전을 연구해온 우리나라의 정도전 전문가 학자로서 정치,경제,철학등을 깊이있게 다뤘다는 면에서 충분히 원조라 불릴만 하다.조유식의 "정도전을 위한 변명"도 이책과 저자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저자의 표현대로 정도전은 지금으로 치자면 좌파성향의 개혁주의자라 불릴수 있을것이다.
그리고,이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정몽주와 그당시 고려말의 사대부들과 개혁정책을 같이 했으면서도 결국 역성혁명을 이루는 길에서는 갈라진것은 정도전류의 역성혁명파는 그들보다도 더 주변인이었던것이다.정도전처럼 시골출신에 혈통까지 문제가 있던,경제적으로도 지주라고 불리지도 못한 빈약한 상황에서는 기존체제에 연연할 이유가 없던 것이다.혁명만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수 있기에..,
물론,정도전의 경우 개인의 안일보다는 "민본정치"를 이뤄 "주나라"와 같은 이상국가를 만드는것이 혁명의 원동력이었다.특히나 공감가는 부분은 "재상중심의 관료지배체제"이다.미련하고 똑똑함이 일정치 않은 세습군주의 전제정치로서는 현인정치에 입각한 민본.위민정치를 보장할 수 없다는 데 대한 투철한 신념에 기초한 것이다.태종이후로 약해지기는 했지만 역대 어느 왕조보다도 신하들의 권한이 컸던 왕조가 조선왕조였다.심지어 중국에서조차 "너희 나라는 신하들의 의견이 강하고 왕의 의견이 약하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였다. 신하들의 견제가 있던 덕분에 조선왕조에서는 중국왕조의 고질병이던 환관정치가 발붙이지 못했고,신하들의 의견이 비교적 활발히 개진되었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오백년이나 존속할수 있었던 기초를 세웠던 사람이 바로 정도전이다.무혈역성혁명을 이루어 냈고,고려왕조 오백년동안 누적되어왔던 경제,사회적 모순을 제거하여 역사발전의 단계를 전진시킨 난세의 영웅이다. 답답한 세상이다. 시대를 제대로 개혁할 새로운 "정도전"같은 인물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