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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마루야마 겐지는 개인적으로 소설보다 산문집이 낫다."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와 이번책도 읽다보면 존경심이 절로 나오는 삶의 자세와 철학을 보여준다.남자로서 존경스럽다.소설은 "달에울다"와 "해와달과칼"을 읽었는데 "해와달과칼"은 중간에 읽다 그만두었으므로 소설은 내 취향이 아닌듯싶다.
성장과정을 읽다보면 청소년기는 딱 "불량청소년"의 전형이다.기대와 달리 전파고등학교의 전자공학관련은 본인의 적성과는 전혀 맞지 않았고,3년내내 학교를 놀이터삼아 겨우겨우 졸업하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역상사에 취직하였고,통신 오퍼레이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같은 고등학교 동창중에는 학업스트레스를 못이겨 자살을 선택한 친구도 있었는데,본인의 말대로 인생은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다.글을 읽다보면 저자는 어렸을때 부터 배짱은 두둑했던것으로 보인다.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게 아쉽지만 덕분에 일찍부터 독립을 꿈꾸고 그것을 실천해 옮긴다.본인의 주장대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 스스로의 길을 찾아야 한다.그것이 부모로부터의 간섭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무역상사의 샐러리맨생활은 본인에게 샐러리맨은 할짓이 못된다는 강한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고,회사의 부도소식을 듣고 틈나는 대로 글을써 최연소 일본작가 신인상을 거머쥐게 된다.전혀 문학공부를 해본적도 없고 유명한 작가에게 글쓰기공부를 배워본적도 없고 그렇다고 책을 엄청나게 읽은것도 아닌 무명의 젊은이가 일약 스타가 된것이다.
본인조차도 스스로 작가로서의 자질을 의심하던 젊은이가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작가정신을 지키며 평생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 기이한 일이다.기존 문단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맑은 작가정신의 소유자.
본인의 성격탓도 있겠으나 남들과 어울리지 않고 오로지 모든 에너지를 소설쓰기에만 집중하며 대쪽같은 삶은 살아가는 남자.멋지지 않은가?
우리나라 작가중에는 조정래 선생이 떠오른다.태백산맥,한강,아리랑등의 장편소설을 써내는 동안을 "글감옥"이라 표현할정도로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며 글쓰기에 매진한 철저한 작가정신이 있기에,물론 그 소설의 내용,역사성에도 대단히 공감하지만.,반면 이 작가는 일본에서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는 아니기에 생활을 위해서도 치열하게 글을 써야만 했다.소설을 써서도 평생을 살아갈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그래서 자식도 낳지 않았다.자식하나 키우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음을 알기에,그리고 부모에 대한 공경심도 없느걸로 봐서 자식을 낳이 키우는것에 대해 내켜하지 않았던것 같다.
오전에는 글을쓰고,오후에는 세퍼트 한마리 데리고 온 산과 들판을 달리며 신체를 단련하고,오토바이나 지프차에도 관심이 많았다하니 자유인의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너무 물렁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돼버린 요즘.괴짜같기도 하고,마초근성도 있는 그러나 정직하게 뚜렷한 자기주장을 가지고 살아가는 대쪽같은 인생고수의 이야기는 삶에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