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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이, 온다 - 전봉준 평전
이광재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언젠가 도서관에 갔다가 새로 들어온책을 보다가 이책이 눈에 확 띄었었다.읽을 목록에 올려놓은지 1년만에 이 책을 잡았다.설이 지나지 않았지만 새해는 갑오농민전쟁 120년이 되는 갑오년이란다.그래서 관심이 갔다.
사실,목록에 올랐음에도 한동안 이 책에 손이 안간것은 실패한 혁명,일본군의 신식무기에 무댓뽀로 싸우다 진 전쟁,근대화에 반발한 전쟁정도로만 여겼기 때문이다.당시 중국에서 벌어졌던 태평천국의 난이나 의화단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이책을 읽고나서 많은 생각들이 바뀌었다.물론 실패한 혁명이긴 했지만 그들이 요구한 개혁들이 이루어졌다면 그렇게 무참하게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알고있던것과 달리 농민군은 서양문물에 폐쇄적이지 않았으며 정치적으로도 전제군주제의 폐단을 인식하고 입헌군주제정도의 체제를 구상하고 있었음을 알수 있었다.동학 지도자중 단연 전봉준은 유연한 사고와 안목을 가지고 혁명세력을 이끌었음을 알 수 있었다.
몇가지 아쉬움이 남는다.이 동학혁명군이 조,일 토벌대를 물리칠 수 있었다면 그 후 조선의 모습은 주도권을 가지고 개혁을 이루어 가지 않았을까.김개남,손화중등 모든군대가 한곳에 집중했더라면,정부군이 일본군과 연합하지 못하도록 정치력을 발휘했더라면,양반들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게 외세에 공동대응하는 연합세력이었다면.,
저자도 이야기 했듯 동학혁명은 실패했지만 온전한 패배만은 아니다. 일제시대에 일어난 3.1만세운동.각종 독립운동.해방이후 엄혹한 시절에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민중의 봉기 바닥에는 동학의 기운이 면면히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120여년전,몹시도 추운 이맘때쯤 배신자의 밀고로 잡혀 다리에 부상을 당한채 들것에 실려 서울로 향하는 한장의 흑백사진을 보노라니 마음이 착잡하다. 일본군의 막강한 화력앞에 속수무책으로 죽어갔을 그리고 차별없고 배곯지 않은 좋은세상을 꿈꾸던 가난한 농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