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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 이기영 장편소설 ㅣ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20
이기영 지음, 이상경 책임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1월
평점 :
언젠가 근처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이책을 본적 있는데 한번은 읽어야지 하고 리스트에 올려 놓고는 기회가 닿지 않았었는데 이번 휴가에 짬이나 도서관에 들렀다가 빌려 보게 되었다.8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이라 2주정도 걸리겠거니 하고 다른책은 빌리지도 않고 이책만 빌려왔는데 이틀정도만에 다 읽었다.
대략 1920,30년대의 충청도 시골마을이다.기차가 지나가고 서해바다가 보인다고 하니 충남 어디쯤인것 같다.대략 80~90년 일이지만,나역시 충청도 산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보았기에 이책에서 펼쳐지는 농촌의 풍경들이 전혀 낯설지 않다.마치 어린시절의 고향마을이 떠오른듯 하였다.펼쳐지는 풍경들이 머리속에 그려지고 마치 "TV문학관"을 보는듯 하였다.일제 식민지화가 착착 진행되매 시대에 뒤떨어진 구체제 양반들이 몰락하고 약삭빠르게 개명한 치들이나 장사꾼들이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등장한다.마름노릇을 하는 "안승학"이나 읍내에서 고리대금업자인 "권상철"이 대표적인 인물이다.하지만 평생 농사만 지어온 농민들은 시대는 자꾸만 좋아진다고 하는데(전기불도 들어오고,기차도 지나가고,새로운 저수지도 생기고...)삶은 더욱더 팍팍해지기만 한다.보리고개를 당하매 하루 한끼 먹고 살기가 빠듯한 생활,새벽부터 밤늦은 시각까지 허리한번 펴보지 못하고 피땀흘려 농사 지어봐야 추수때 소작료로 떼이고,각종 비료값이며,춘궁기에 빌린돈 값고 나면 또 먹을쌀조차 없다.희망이 없다.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그렇게 살아왔고 아들도 또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풍년이 드나 흉년이 드나 매일반이다.참으로 우스운 일이다.손하나 까딱하지 않은 지주는 땅을 빌려주었다는 이유로 추수곡식의 절반이상을 가져간다.농사는 농민들이 다 지어놓은 것을 말이다.
동경유학까지 다녀온 지식인 "희준"을 중심으로 두레를 통하여 서로 뭉치게 되고,지주보다 더 악랄한 마름에 맞서 소작료 인하운동도 벌인다.
농촌의 소소한 일상과 청춘남녀간의 사랑(인동이과 방개,갑숙이와 경호,희준)도 재미있게 그려져 읽는맛이 나고 일제식민지시절 변화해가는 조선농촌의 모습을 실감나게 잘 그려내었다.농촌을 단순히 낭만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현실로 그려낸 작품이다.작가 이기영의 카프의 대표작가이고 해방후 북한으로 월북하여 중요한 직책을 지내다 평양의 애국열사릉에 묻혔다하니 이사람은 그래도 복받은 사람이다.다른 사회주의 운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 극단적 좌,우 대립에 희생물이 된것에 비하면 말이다. 마음에 와닿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