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가 지다 젊음도 지다 - 미의식과 군국주의
오오누키 에미코 지음, 이향철 옮김 / 모멘토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신문을 읽다가 일본 "치란"이라는 지역을 방문했던 필자가 일본영화 "호타루"의 배경이고,그내용의 줄거리가 가미가제특공대로 숨져간 조선청년 이야기라는 것을 보고 영화 "호타루"를 보았다. 보는내내 눈물을 두세번이나 흘렸다.조선청년은 출격전날 본인을 아껴주던 여관주인앞에서 "아리랑"을 부르며 눈물을 흘린다.식민지시기,강제징용된 학도병으로,가족과 사랑하는 약혼녀를 두고 떠나야하는 사람으로서의 눈물이었을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지 않을수 없었다.이영화는 "탁경현"이라는 경남 사천출신의 "교토약학대학'출신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것이다.영화를 보고나서 문득 이전에 신문에서 가미카제특공대원에 대해 사쿠라와 관련한 책이 있었다는 것이 생각나 도서관에서 빌려보게 되었다. 

이책 첫머리에 서정주의 "마쓰이 오장 송가"라는 시가 실려있다.필리핀 레테만에서 가미가제특공대로 죽어간 20살 조선청년에 대한 찬양가이며 천왕폐하를 위해 목숨바쳐 나가 싸우라고 독려하는 시이다. 미당 서정주에 대해서는 "국화옆에서"라는 시로 잘 알려져 있고 한국현대시인중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지만, 이시 한편만 놓고 보더라도 서정주는 사죄하고 반성해야 할 사람이다. 일제시대에 그렇게 박멸하라고 외치던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 같은 병정들이 한반도로 상륙했을때 그는 다시 그 병정들에 빌붙어 호의호식하며 한국시인의 어른임네 대접받으며 천수를 다 누리고 갔다. 그가 전쟁으로 내몰았던 조선청년들은 아무 의미도 없는 전쟁에 끌려가 이름없이 죽어갔는데 말이다.물론,서정주뿐이랴.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시작이 대부분 이와 같았고 그 뿌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책에서는 가미가제자살특공대의 허상을 짚는다.미국의 일본본토상륙이 임박해오자 모든전력에서 뒤지는 일본군부는 인간어뢰,인간폭탄투하비행기를 생각해내고 실행하기에 이른다.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지만 전쟁광들의 머리속에서는 계획되고 실행되어진다.더 웃기는 것은 자살특공대로 나가는 사람들중에 정규 사관학교 출신들은 몇 되지도 않고 거의 대부분이 징집된 학병이나 소년병출신들이다. 본인들도 무리수라는것을 알았던 것이고,효용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부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또하나 의문시 되는것이 당시 최고 엘리트라 불리던 학병출신들이 그렇게 쉽게 군국주의의 희생물이 되었을까 하는 것이었다.이책에는 5명의 수기를 정리해 놓았고 그당시 세계사상의 조류를 폭넓게 이해하고 있었고 심지어 마르크스주의자/기독교도 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무맹랑한 자살공격에 자원하게 되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자살특공대원들의 사진속에 사쿠라꽃을 옷깃에 꼽고 출격하는 모습이 있는데 군국주의자들이 만들어놓은 허상 "천황을 위해 사쿠라처럼 져라"에 이용된 모습이다.결국,중국과 서구문명에 늘 열등감을 느끼던 일본이 "청일전쟁"과"러일전쟁"의 승리를 통해 열등감을 극복하고 아시아 정복에 나서면서 일본전체에 반영된 정치적 내셔널리즘과 대외강경론적 국수주의가 결합된 "애국심"에 이 젊은이들도 희생된 것이다.국가에 대한 복종과/충성 이라는 이데올로기 앞에서 당시대 최고엘리트들의 차가운 이성은 발휘할 공간이 없었고 조국을 지킨다는 미명하헤  안타까운 젊음도 지고 말았다. 

이런 이데올로기는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횡행하고 있고,더구나 일제시대에 학교를 다녔거나 경험했던 늙은 세대들에게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최근 남북상황이 적대적으로 변할수록 이런 성향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전쟁,얼마나 허망한 것인가,왜,젊은 청년들이 군국주의자들의 전쟁놀음에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것인가? 그 희생을 마치 고귀한 것으로 포장하고 영웅시하는 저들의 의도에 말려들어야 하나.더구나 남북은 타국으로부터의 침략도 아니고.이념이라는 낡은 시대의 유물로 갈라진 형제,동포인것을,형제 동포에게 총부리를 겨누는것이 조국을 지키는 일인가? 한심하기 짝이 없는 현재의 위정자들이다. 전쟁놀음을 당장 그만두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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