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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윤흥길 지음 / 현대문학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회사직원들과 점심식사중에 현문화부장관인 유인촌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누군가 "완장"이라는 책의 주인공이 하던짓과 작금의 짓이 비슷하다는 의견을 내었고 공감하였고 읽게 되었다.
신문에선가 가끔 인용되었던 소설이었던것 같다.시대배경은 70년대 후반이나 80년대 초인것 같다.컬러TV이야기가 나오는것을 보니,지역은 전라도 어느지방이고,
저자는 태백산맥의 조정래 만큼이나 전라도 사투리를 "찰지게"구사한다.대화속에 나오는 비유들은 어찌나 배꼽을 뺄정도로 잘 묘사하는지 대단한 맛이 있다.
주인공인 "임종술"은 중학교 중퇴지만 서울생활도 해봤고,나잇살이나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장"에 대한 집착은 거의 어린아이 수준이다.아마도 일제시대를 살아오면서 이승만 독재시절이나 박정희 독재시절을 살아오면서 완장=권력에 대한 비정상적 관념이 자리잡았으리라.
주인공은 "저수지감시원"이라는 완장을 채워주자 마치 자기가 저수지의주인인것처럼 착각을 하고 모든것에 집착하며 심지어는 주인인 사장이 와서 낚시를 하겠다는것도 행패를 부리는 수준까지 간다.
책에 완장에 대해 나름 잘 정리해 놓은게 있어 정리해 본다.
먼저,주인공의 어머니의 입을 빌리면 '완장은 원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만석꾼의 권력을 쥔 진짜 주인은 언제나 완장 뒤편 안전한 곳에 숨어 있었다.완장은 대개 머슴 푼수이거나 기껏 높아봤자 마름에 지나지 않았다.그런데도 완장은 제가 무슨 하늘 같은 벼슬이나 딴줄 알고 살판이 나서 신이야 넋이야 휘젓고 다니기 버릇했다"
나중에 주인공을 설득해서 도망가는 술집작부 부월이의 말에 완장에 대해 정확히 표현되어 있다. "눈에 뵈는 완장은 기중 벨볼일 없는 하빠리들이나 차는게여! 진짜배기 완장은 눈에 뵈지도 않어! 자가는 지서장이나 면장 군수가 완장 차는 꼴 봤어? 완장 차고 댕기는 사장님이나 교수님 봤어? 권력중에서도 아무 실속없이 넘들이 흘린 뿌시레기나 줏어먹는 핫질 중에 핫질이 바로 완장인게여! 진수성찬은 말짱 다 뒷전에 숨어서 눈에 뵈지도 않는 완장들 차지란 말여! "
현정권들어 예전의 전원일기 양촌리 이장집 듬직한 둘째아들 유인촌이가 완장차더니 하는 패악질을 보면 아직도 우리사회는 일제시대,독재시절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