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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조선의 길을 열다 ㅣ 이한우의 군주열전
이한우 지음 / 해냄 / 2005년 11월
평점 :
"정도전을 위한 변명'(조유식,현 알라딘사장이 "말"지 기자시절에 쓴책이다.)을 아주주 재미있게 읽었다.옛날에 읽은적이 있는데 최근에 다시읽어봐도 재미있었다.책속에 정도전의최대라이벌이었고 결국 그를 죽인 이방원의 이야기가 있어 관심을 갖게 되어 책을 찾다가 나름 정리가 잘돼 있는것 같아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
저자는 조선일보 기자이고,조선왕조실록을 나름 많이 연구한 사람이라고 한다.그의 의견은 익히 우리에게 알려진 태종 이방원의 부정적인 모습보다는 조선을 탄탄한 반석위에 올리기 위해 아버지를 폐하고 동생들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물론 그리 틀린말은 아닌듯 싶다.그의 노력뒤에 조선 최고의 성군이라 일컫는 세종의 시대가 열렸으니 말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형제는 물론 아버지까지도 서슴없이 죽이고 왕이된 사람들을 중국의 역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무조건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다는건만 문제를 삼기보다는 결국 그의 왕권획득이 역사의 발전,민초들의 삶의 질의 향상등에 기여했는가가 더 중요할 것이다.그런면에서 본다면 태종 이방원의 왕권획득을 부정적으로만 볼일은 아니다.
왕권과 신권이 내내 대립했던 조선시대를 통틀어 보았을때,왕권강화를 외친 세력에 의해 건국초기 방향이 설정된 태종 이방원의 등극보다,정도전이 가졌던 생각,즉 무능한 임금에 다스려지기보다는 경험과 학식이 풍부한 재상들에 의해 다스려지는 정치가 이루어졌다면,또한 조선후기에서나 나타나는 실학의 학풍이 조선초에 이미 정도전에 의해 개혁정치로 나타난점을 고려해 볼때,또한 1,2차 왕자의 난을 거치면서 탄생된 많은 공신들에 의해 또다시 권력의 집중과 폐해(훈구파),그후 정권을 잡은 사림들에 의한 폐해(성리학의 관념화)를 고려해 보았을때 조선이라는 나라를 설계할때 가장큰 그림을 그렸던 정도전에 의해 조선이 길을 걸어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정도전을 위한 변명"보다 책의 긴장감이나 재미는 훨씬 떨어지는편이다.주로 조선왕조실록을 거의 옮겨다 놓다시피 하였다.더구나 태종의 시각에서,승자의 기록으로 남은 실록을 그대로 옮긴 정도전을 아주 낮게 평가하는 대목은 앞의 책에 비해 객관적이지 못하다.
다만,흥미로웠던것은 조선시대의 "사헌부"와 "사간원"이라는 기관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제법 활발한 활동을 한것이다."사헌부"는 지금으로치면 검찰,법원 비슷한 조직이고 "사간원"은 지금으로치면 언론기관이라 할 수 있겠다. 당쟁으로 얽혀 상대방을 탄핵하는것이 아니고 나름대로 충심을 가지고 강직하게 의견을 개진하던 모습들이 실록 곳곳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면 알려지지 않은 조선선비들의 기개을 볼 수 있었다.
사서 보기에는 아깝고 도서관에서 빌려보기에는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