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 사할린 섬 동북아 역사재단 번역총서 33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배대화 옮김 / 동북아역사재단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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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에서 텐고가 후카에리에게 읽어주었던 책이다.길랴크인에 대한 이야기가 대단히 흥미로웠고,소설의 매력적인 인물인 다마루(조선인2세)의 부모도 일제시대 강제징용되었다가 돌아오지 못한 섬이다.얼마전 TV에서 사할린동포들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일본이 패망하면서 자국국민들은 모두 데리고나오면서 강제징용되었던 조선인들은 그대로 남겨두었단다.고향이 북쪽인 사람들은 돌아갔지만 남쪽인 사람들은 돌아가지 못하고 남았다.그래서 사할린섬에서 러시아인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다.

사할린섬은 러시아가 시베리아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후 1850년대부터 죄수들의 유형지로 개발되었다.호주가 영국죄수들의 유형지로 시작된것과 흡사하다.

유럽에 위치한 모스크바에서 바라보면 머나먼 시베리아를 뚫고 차가운 북풍이 몰아치는 동쪽끝섬인 사할린섬은 변방의 끝이었을 것이다.안톤체홉은 어렵고도 험난한 여정을 거쳐 사할린섬으로 와서 꼼꼼하게도 사할린섬의 곳곳을 방문하여 기록을 남겼다.징역유형자들이 만기출소하면 새로운 정착지를 배당받아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한다.평범한 마을과는 사뭇다른 모습으로,어떠한 유대감도 형성되지 않은 마을로 시작된다.대다수의 마을인구조사에서 여자의 비율이 항상 모자란다.

혹독한 기후탓에 농사도 제대로 되지않고 배고픔에 굶주리고 질병에 시달리며 기회만 되면 섬을 벗어나 대륙으로 떠날생각이 팽배해 있는섬.교도소 관리들이나 병사들도 희망을 잃은채 변방의 삶에 지쳐있다.

안톤체홉은 당시 일반인들보다 높은 수준의 안목으로 열악한 교정시설의 개선,당시 사법제도의 불합리성,무지몽매한 죄수출신 농민들의 삶의 개선방안,제대로된 정착지의 개발등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을 피력한다.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상습적인 구타나 매춘)이나 아동들에 대한 관심도 크다.

특히,원주민인 길랴크인이나 아이누인에 대한 기록도 흥미롭다.주로 추운 북쪽에 거주하는 길랴크인은 아마도 몽롤계통일것이다.먹을것을 찾아 얼어붙은 바다를 건너 섬에 들어왔을것이고 거의 석기시대의 모습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남쪽의 아이누인들은 보다 순종적이며 일본인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하고 쌀을 얻는다.조선인이 있다는 기록도 흥미롭다.

안톤체홉이 1890년에 이곳을 방문하고 글을 남겼으니 지금으로부터 약 120여년전 일인데도 당시의 생활상을 보면 열악하기 그지없다.충분한 영양공급과 질병치료가 되지 않아 평균수명이 40세정도이고 특별한 소일거리 없이 도박이나 술과 매춘에 짜들어 사는 삶이 암울하다.

불과 100여년만에 세상이 이렇게 달라질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울 것이다.

안톤체홉의 꼼꼼한 기록을 통해 타임머신을 타고 100여년전의 사할린섬을 방문한듯한 기분이 들었다.기회가 된다면 사할린섬도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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