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 너머의 역사담론 1
오항녕 지음 / 너머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일요일 저녁에 kbs에서 방송하는 "역사저널 그날"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가끔 보는 편인데 얼마전 "광해군"에 대해서 나왔다.마침 패널로 광해군 반대론자인 전주대 오항녕이 나왔다.요지는 광해군이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거다.대동법도 실제적으로 반대했으며,페모살제,공명첩남발,매관매직등등..,

그래서 그가 쓴책을 읽어보기로 했다.나는 이전에 한명기의 "광해군"과 그가쓴 "정묘호란과 동아시아""임진왜란과 한중관계"를 읽어보았다.한명기는 그시대 전문가고,오항녕은 이력을 보니 조선시대 사관제도를 연구하고 조선왕조실록을 주로 연구한 이다,오항녕의 책을 읽고난 느낌은 숲은 보지못하고 나무만 보는 반편이다.한명기의 책에서는 광해군의 공,과를 두루 다루었다,그리고 광해군의 즉위전과 후,당시의 동아시아 전체를 조망한 반면 오항녕은 광해군 즉위후부터 주로 내정실패만 다룬다.광해군을 평가할때 내정은 실패했고 외교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거둔것은 다들 인정하는 편인데 오항녕은 외교성과는 아예 다루지도 않는다.

또한 오항녕은 광해군이 과대포장된건 일제시대 조선사편수회등에서 일했던 일본사학자가 띄우고 그 제자인 친일사학자 이병도가 띄워서 그렇다는 것이다,물론 이나바 이와키치가 순수한 마음으로 광해군을 재평가한것은 아니지만,인조반정이후 그 후손들이 조선왕조를 지배해온것을 감안하면 광해군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객관적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오항녕의 의견은 반정세력의 논지를 옹호하고 있을뿐이다.

오항녕의 의견에 나의 의견을 보태 보겠다.

1.페모살제

즉위하자마자 친형인 임해군을 죽이고,그후 역모사건에 연루되었다 하여 이복동생인 영창대군을 죽이고,명목상의 어머니이지만 어머니인 인목대비를 폐위했다는 것이 큰 잘못이라는것.

물론 유교가 자리잡은 조선시대 중반의 상황으로 보면 무리수인것은 맞지만,역사를 살펴보면 왕권경쟁에서 첫번째 희생양은 형제들이다.더구나 임해군은 망나니라 일찍부터 맏이였지만 세자자리도 물려줬고 임진왜란기간에는 분조하라고 보냈더니 민간인들에게 행패부리다 잡혀 일본군포로가 된 인간이다.거기다 역모를 꾸몄고..,동,서양을 막론하고.잠재적 경쟁자인 형제르 죽이는 일은 왕가에서는 흔히 있는일이다,심지어 아버자와아들사이에도 왕권을 놓고 죽고죽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심지어 조선초기 태종 이방원은 형제들을 도륙내고 왕위에 올랐으며 아버지인 태조 이성계를 선왕이란 몀목으로 퇴위시켜 함흥으로 보내지 않았던가.그래서 "함흥차사"라는 말도 있고.이건 반정의 명분일뿐이다.

2.대동법시행을 오히려 반대했다?

대동법시행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라고 표현하는게 맞을거다.이해부족일수도 있고,기득권세력을 넘어서지 못한 부분도 있었을거다

3.경연보다 친국

경연이라는 자리가 단순히 글공부만 하는게 아니라 신하들과의 소통의 장이라는것에 동의한다.많은 역모사건이 있었고 친국에 바빴다.그리고 풍수사상에도 관심이 많았던듯.이런것들은 정통유학파들에게 흠잡힐 일이다.

4.무리한 궁궐공사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전쟁으로 소실된 궁궐을 다시 짓는것에는 동의하지만 전쟁으로 피폐해진 민생을 돌보고 천천히 가도 좋았을것이라는 생각은 든다.이 부분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본다.

 

위에 언급한 반정세력이 내세운 광해군의 실책이 있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해군시대에는 전쟁이 일어나진 않았다.광해군을 폐위시키고 등극한 인조는 정묘,병자호란을 맞았고,송파나루에서 누르하치에게 치욕을 당한건 둘째치고 수많은 백성들이 죽거나 다치고 포로로 끌려가서 노예시장으로 팔렸으며 여자들은 환향녀(화냥년)가 되어 돌아와야했다.인조반정세력을 도저히 용납하지 못하는 이유다.나라의 운영이라는것이 외교와 내정이 합치될때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다.

명분론에 휩싸인 반정세력은 그렇다고 내정을 잘했는지도 의문이지만(인조반정이후 공을 다투느라 이괄의 난이 일어나서 한바탕 난리)면밀하게 국제정세를 살펴 중립외교를 펼친 광해군에 비해 반정세력의 정세인식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오항녕은 주목받고 싶었나보다.남들이 다 'Yes"라고 외칠때 "No"라고 외치면 주목받을수 있으니 거기다 광해군이 결국 일본사학자와 친일파 사학자에 의해 띄워진 인물이라고 하면 공감도 얻을수 있을테고.일정부분 성공했으니 KBS에서도 불러줬겠지.인조반정이후 주류를 이룬 노론의 논리의 연장이다.본인이 사관제도를 연구하고 실록을 연구했다고 엄청난 전문가인양 착각하고 실록제일주의로 일관한다,책의 많은 부분을 사관과 사료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한쪽의 의견보다는 다른쪽의 의견도 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책을 끝까지 읽었지만,역시나였다.

광해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면 한명기의 "광해군"을 읽는것이 백번 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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