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불연속 -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共進化)
브루스 매즐리시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데카르트는 인간을 동물과 완전히 구분되는 어떤것으로 보았다. 즉 동물은 신으로부터 주어진 본능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수동적인 존재로, 그러나 인간은 본능과 함께 이성이 있는 존재, 능동적이고 반성적 사고와 자유의지를 가지는 존재로 보았다. 이성이 있다는것은 이성의 집합체인 신에 조금더 가까운존재라는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은 동물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신에 한발자국 더 가까운 우월한 존재이다. 이런 데카르트의 동물기계론, 이원론은 근대사회를 만들어내고 지탱하는 베이스가 되었지만 그로 인해 인간은 그 잘난척이 끝간데를모르는, 그러면서 동물위에 군림하고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하면서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런 인간의 지위를 점점끌어내리는 과정이 벌써 네번째가 되는 불연속의 과정이다.  예전에는 인간은 주위의 어떤것과 자신이 연속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동물과 인간을 확연히 구분되는 어떤것으로 생각한 것처럼, 그러나 우리는 이제 인간이 그저 동물의 한종류임을 알고있다. 인간은 그저 털없는 원숭이일뿐인것을,,, 

첫번째불연속은 천동설이었다. 천동설상에서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었다. 우주의 중심에 있는 인간은 신이 특별히 예뻐해서 선택된 우월한 존재였다. 하하하. 멋지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이후로 인간은 우주의 중심에서 저기 우주구석으로 밀려났다. 구석에서도 아주 주아주 작은 태양계의 세번째 별일뿐이라는,, 인간존재에 대한 자부심으로 뭉친 중세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사상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겠지. 그러나 결국 우주와 지구를 불연속으로 보았던, 지구를 우주와 분리된 우월한것으로 보았던 천동설은 완전 발리고 지구는 우주의 일부가, 우주의 연속선상에 놓이게 되었다.  

두번째 불연속은 진화론이다. 창조론에서 인간은 신에의해 창조되었다. 모든 세상이 다 만들어지고, 동물이 만들어지고 마지막날 인간은 만들어지고, 첫인류인 아담에게는 동물들의 이름을 지어줄 자격이 부여되었다. 인간은 신에 의해 만들어진 신의 자식이었다. 그러나,,, 진화론은 이런 인간의 자존심을 깔아뭉개고 말았다.  할일없으면 붉은 엉덩이를 까보이는 망토원숭이와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는 털없는 원숭이일뿐..  동물의 한종류가 되면서 동물이라는 연속선상에 들어가게 되었던것이다.

그래도 최소한 좋아 우주의 중심은 아니어도 좋아. 지구의 가장 뛰어난 존재가 아니라도 좋아 그래도 최소한 나는 제어할수 있잖아. 나는 나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해서 움직이는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할수 있는 존재라고, 그러나 프로이드는 인간을 비웃으며 말했다. 너는 그저 무의식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일뿐이야, 니가 원하는걸 넌 말할수 없어. 다만 꿈이 말할수 있을 뿐이지. 인간은 결국 스스로조차 통제가 불가능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네번째로 mit대학의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심지어  인간이 만든 기계와도 구별되지 않는다고 인간은 (인공장기등을 통해)기계화 되고 있고, 그렇지않더라도 기계의 일부가 되어가고있다고(선생은 학교의 일부) ,,, 인간은 스스로의 편리함을 위해 만든 기계조차도 통제하지못하고 기계에 종속되고 마는 초라한 존재라고 말한다.  기계와 인간을 분리하여 인간의 우월함을 이야기하는 인간들에게 말한다. 기계와 인간을 연속되고 있고, 이것이 네번째불연속이라고 

인간은  점점 낮아지고 점점 그저 세상의 일부 아무것도 아닌존재, 우연히 발생한 존재일뿐인가.  인간이 세상을 알아간다고 생각했던 많은 과학기술의 발전은 지금에 와서는 상대성원리나 불확실성의 원리로 나아가는데, 이것은 결국 인간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가는것이 아닐까, 세상에 대한 인간의 겸손함이 요구되는것은 아닐까.  

이런상황에서 인간을 다른 세상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저 우주의 구석탱이에 있는 사소한 생명체이며, 동물이며, 스스로를 제어할수 없고, 우리가 만들어낸 기계에게 종속당하는 존재일뿐인가. 인간은 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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