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하는 삶.환승할 수 밖에 없는 삶.좋아하는 것에서 좋아하는 것으로 환승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좋아해야만 하는 것을 만들고 좋아하게 만들어야 살아지는 삶도 있다.-이러니 인간의 부피 축소는 확실히 해볼 만 하다. 부피가 축소되었을 때 진짜의 나는 대체로 커지니까. 그렇게 커진 나는 타인을 해치지 않을 거니까.-아무리 큰 찬사에도 쓸모가 없어지면 사라질 수밖에. 영화처럼 우리 모두는 언젠가 늙고 인생의 막은 내려오니까. 그 때 우리 모두의 삶이 어떤 식으로든 헛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매 순간 살기 위해 노력하면서 많은 것들에서 환승했고 환승해야 했다. 그 가운데 정말 좋아하게 된 것도 있고 이제는 멀어진 것들도 있다./어릴 적에는 환승시간을 지키기 위해 초조하게 버스를 기다린 적이 자주 있었다. (추가 돈 내기 싫어서) 환승 이란 말 그대로 갈아타는 것인데 교통수단처럼 사람도 갈아탈 수 있다는 ‘환승인간’ 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면서 새로운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기 위한 환승인간의 삶은 어찌보면 살아가기 위해 해야만 하는 당연한 수순 같기도 한데, 나는 과연 지금까지 몇 번을 환승했을까. 앞으로 몇 번 더 환승할까나. 책을 읽다보니 오랜만에 영자원에 가고싶어졌다. 이제는 사라진 오래된 영화관들도. 그 시절 함께 했던 이들은 잘들 지내고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