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정면
윤지이 지음 / 델피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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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하루 세끼를 챙겨 먹었으며 밤이 얼마나 길던 아침이면 출근을 했다.
허전하다고, 마음이 공허하다고, 삶이 중단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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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곳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여기가 끝이고, 시작이었다. 그리고 나는 난생처음 구체적인 나의 미래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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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의사인 나와 아내는 7년차 부부로 아이는 없다. 여느 부부들처럼 겉으로만 평화로워 보이는 생활을 이어가던 그들의 삶에 생긴 작은 균열이 점점 커져가고 서로를 떠나지도, 함께할 수도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

수많은 환자들을 상대하며 다양한 약을 처방해 주지만 정작 자신을 돌보는 것은 뒤로 미룬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환각증상으로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며 자주 ‘죽음’을 떠올리고, 가장 편안해야 할 집에서조차 스스로를 옥죄며 소통을 포기한다. 캄캄한 어둠 속에 있는 듯한 이 감정의 물결은 현대인들이 많이들 겪는 현상이 아닐지. 죽음이 결코 끝이 아니란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주인공 부부도, 나도,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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