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악마는 재빨리 식탁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틀 동안주둥이에 아무것도 넣지 못했다.‘며 먹을 것을 청했습니다. 부인은 꼬마 악마에게 ‘주둥이‘란 말은 쓰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주의를 주려다가 꾹 참았습니다. ‘꼬마 악마에 대해서 내가 뭘 안다고...... - P11

"나는 아주 오래된 버드나무의 구멍 속에서 자랐어요. 그 나무는 숲 속의 초원 옆, 개울 부근에 있죠. 두 분이 그곳에 여러 번 왔었잖아요. 바구니를 들고 와서 잔디 위에 식탁보를 깔고, 음식을차렸죠. 식탁보 위에 차를 담은 보온병과 컵, 접시 들을 죽 늘어놓고요.・・・・・・ 왜, 그 오래된 버드나무 말이에요. 그 옆에 있는 초원에서 아침 식사나 간식을 드시곤 했잖아요. 기억 안나세요?" - P15

"물론 기억나지. 날씨가 더울 땐 겉옷을 벗어 그 버드나무 가지에다 걸어놓곤 했었어."
남편이 소리쳤습니다.
"나도 기억해. 하지만 설마 그 속에 누군가 살고 있을 줄은 몰랐는걸."
"바로 내가 살고 있었어요!"
꼬마 악마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하지만 내 버드나무는 너무 늙고 병들어서 쓰러져 버렸어요.
그래서 나는 집이 없어요! 아는 사람이라곤 두 분밖에 없어서 이곳까지 찾아온 거예요. 내가 얼마나 외롭고 슬픈지 두 분은 모를거예요!"
꼬마 악마는 엉엉 울었습니다.
부부는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늙은 버드나무가 어떻게 됐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머리를 파묻은 채 애처롭게 흐느끼는꼬마 악마를 바라보는 것은 두 사람에게 매우 슬픈 일이었으니까요.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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