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탄생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총 850억 명이 이 지구상에서 살다갔다. 그들은 모두 우리의 조상이다. 새로이 세상을 물려받은 세대는 그들보다 먼저 죽어간 ‘인생의 선배‘를땅에 묻었다. 때로는 그들의 ‘인생의 동료‘ 혹은 ‘인생의 후배‘ 를 묻기도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이 과정은 끊임없이 되풀이될 것이다. - P4
이쯤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자. 이와 같은 대규모 죽음의 시대에 땅속에 묻힌 죽은 자들은 과연 생전에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 그들 스스로그러한 죽음을 원했을까? 그들의 죽음은 자연스럽고 편안했을까? 안타깝게도 이 질문의 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까지 커다란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온다. 지구에 살다간 인간 중에 천수를 다하고 자연스럽게 죽은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면, 대부분 사람이 뜻밖의 사건이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말이다. 그중에는 굶주림과 전염병을 비롯해 다양한 천재지변으로 생활환경이 악화된 경우도 있고, 전쟁과 폭등 등 여러 가지 살육 행위, 즉 인간 스스로 빚어낸 불행도 있다 - P7
전쟁은 정상적인 자연계 법칙을 파괴한다. 아버지가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노인이 젊은이를 땅에 묻게 만든다. 오래 지속된 사회 혼란으로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인간의 피가 강과 바다를 이룬다. 수십 킬로미터를 걸어가도 개 짖는 소리나 닭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 누가 황폐한 땅에서 굶어죽기를 바랐을까? 그 누가 전란에 휩싸여 길가에 버려진시체가 되기를 바랐을까? 결국 이미 죽어간 인류 대부분은 생전에도 결코행복하지 못했다. 그들의 죽음은 비정상적인 불행한 죽음이었으며, 매우고통스럽게 죽어갔다. - P7
광활한 우주 가운데 죽을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다. 만약죽음이 없다면 탄생도 없을 것이다. 죽음은 탄생을 준비하는 아름답고 숭고한 의식이다. - P9
비정상적이며 불행한 죽음을 줄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삶을 행복하게만드는 것이다. 인류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행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중국인들은 예부터 천수를 누리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최고의행복으로 꼽았다. - P8
오시리스는 땅의 신 게브Geb와 하늘의 신 누트Nut의 아들이며 이집트의왕이다. 오시리스는 이집트를 풍요롭고 평화롭게 번영시켰다. 그러나 오시리스의 동생 세트가 그의 왕위를 노리면서 불행이 시작되었다. 어느 날오시리스가 연회를 열자 세트는 아름답게 장식된 커다란 상자를 가지고연회에 참석했다. 세트는 이 상자가 누구에게 가장 잘 맞는지 알아야 한다며 연회에 모인 사람들을 차례로 상자에 들어가 눕게 했다. 그러나 상자는 아무에게도 맞지 않았고 드디어 오시리스 차례가 되었다. 오시리스가 상자에 들어가 눕자 세트는 갑자기 상자 덮개를 씌우고 자물쇠를 채웠다. 그리고 이 상자를 지중해로 흘러들어가는 나일 강 하구에 던져버렸다. 이날은 월, 일 모두 불길한 숫자가 겹친 최악의 날이었다. 오시리스는이렇게 이승에서의 28년간의 삶을 마감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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