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산마을고등학교, 여긴 내가 일하는 곳이다.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일본 한국의 평화활동가, 예술가, 학생, 교사,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축제를 했다. 발상은 일본의 평화헌법 지키기 운동 단체인 워크나인의 마사키 선생에서 시작되었다. 2009년 가을 한국순례를 하면서, 한일 평화운동가들이 서로 안면을 트게 된 것이다. 그런 연유로 다시한번 평하를 생각하자는 취지에서 제안된 것이 평화축제였고,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알려진 'EOLA'가 산마을학교에서 열린 것이다. 그때 알게 된 분이 바로 쓰지 신이치 선생이다. 그전에는 몰랐다. 어떤 분인지 소개를 받고 마사키 선생, 신이치 선생 등과 함께 동아시아를 주제로 한 환담을 했다. 청중들도 꽤 있었고. 두어 시간 진행되는 동안 이 분의 생각을 비교적 잘 이해하게 되었다. 내친김에 책도 구입하게 되었고, 세 권 - 천천히가 좋아요, 행복의 경제학, 슬로 이지 뷰티풀 - 을 구입해서 맨먼저 읽은 게 이 책이다. 짧은 글을 엮은 것인데, 울림은 꽤 깊다. 단순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는 거, 쉽지 않지만, 오래도록 생각을 이어가게 한다. 코넬대학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메이지학원 국제학부에서 강의를 하면서, 시간 나는 대로 세계를 여행하면서, 환경과 생태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분이다. 천천히, 여유와 관조가 있는 삶. 우리가 잃어버린 소박하나 아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