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나니.. 고종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이 느껴진다.

고종, 죽기로 결심하다
함규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2월

 제목부터가 남다른 그런 책을 기대감을 가득 가지고 펼쳤다.
얼마전 "덕혜옹주" 책을 읽었던 터라... 아직도 조선왕조 구한말의 애잔함이 내 가슴속에 남아있어서였다.
 
"고종의 죽음을 암살당했다. 그러나 그것은 반쯤 자살이었다. 다시 말해, 고종 자신이 암살될 것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이를 굳이 피하려 하지 않았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고종이 반쯤 자살인 암살을 당했다는 가정하에 이 책은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과 정황을 근거로 고종이 죽음에 이르를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역사시간에 배운 고종은 망국의 나라를 구하기에는 역부족이고 명성황후의 그늘에 있는 무능력한 왕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 보다도 조선왕조 역사상 긴 재위기간 동안.. 그의 능력을 펼치기엔 너무나 상황이 안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고종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이 느껴진다.
흥선대원군의 아들로 야망을 가진 아버지와 아들의 대립에서 더 무능한 왕으로 비쳐졌을 상황과
왕궁이 침범당하고 피하고 명성왕후마저 죽음에 이르는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왕으로서의 권위는 없어지고 외세에 대항하기엔 너무 힘이 없는 나라의 국왕이었다.
모든게 운명이라고 하기에는 한 사람의 일생을 볼때 너무 가혹하다.

고종이 왕위에 오른 후 지어진 이름 조차도 '이 희'인지 '이 형'인지 조차 확실치 않다니...왕의 이름은 직접 거론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사십육년이나 통치한 사람의 이름이 어떻게 다르게  적힐 수 있었을까?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 아닌가? 그러나 그런 왕이 고종이다.
고종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정을 느낄만한 내용은 이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고종은 황실 재산으로  나라를 구하는 애국활동을 하였고 특사를 파견하고 나라를 구하고자 최대한 애썼다.

무엇이 처음부터 잘 못 되었다고 해야할까?
망국의 치욕을 견뎌낸 나라의 후손으로써 나도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기술력 부족, 외교력 부족, 쇄국정책? 

과연 고종이 어떠한 죽음을 맞이하였는지는.... 수천년 전의 사건이 아니라 1919년이니 불과  91년 전의 사건인데도.. 어떠한 확실한 사실을 확인할만한 근거 자료가 없다는 점이 참 마음이 아프다.
시대 상황이 고종을 어쩔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지만....
고종의 죽음을 계기로 3.1운동의 도화선이 되었고 독립에 대한 국민의 투지를 높인 사건이 되었으니... 죽음을 앞둔 고종의 진정한 뜻은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이 책을 덮으며 "그래, 고종은 자살한거다"라는 생각에 나도 이르렀다. 

음...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떤 느낌을 주는 책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역사스페셜" 같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부정적으로 알려진 고종을 재조명 하는 책이다.
나는 평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을 좋아한다.
글이 많건 적건.. 대화문이 많은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나에게는 좀 갑갑한 책이었다.  역사 소설이지만 소설과 역사서의 중간에 들어가는 책이라 생각한다.
TV로 역사스페셜을 보는 듯 자세히 앞뒤 정황과 근거 자료들을 예로 들면서 여러가지 상황과 각도에서 보는 관점으로 풀어나간다.
책 편식을 조금은 고칠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더 많이 공부해 배우고, 노력해 망국의 과정을 자세히 알고...  어떻게 외교력 부족의 상황을 돌파해야 하는지 연구한다면 우리나라도 더 부강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역사에 더 관심을 갖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