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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오면
안정은 지음 / 이야기꽃 / 2020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살펴보면 작가도 괴물, 펴낸 이도 괴물로 칭했네요.ㅎㅎ
저도 어릴 때 제일 무서워한 것이 괴물이었어요.
머리에 뿔이 난 상상 속 괴물은 깜깜할 때 마다 나타나는 공포의 대상이었죠.
그림책 속 주인공도 그랬나봐요. 어둑해 지면 마음은 조금씩 쪼그라 듭니다.
밤이면 나타날 괴물을 떠올리면서 "엄마 괴물이 나올 것 같아" 아마 엄마 품을 파고 들었겠죠.
엄마가 지켜줄게 라는 말도 큰 힘이 되지 못합니다.
엄마가 괴물이 어떻게 생겼는데 하고 물으니
거인처럼 크고, 눈은 부리부리하고, 이빨은 뾰족하고, 뾰족한 뿔이 있어.(모든아이들이 생각하는 공통 괴물 모습^^)
바다도 건너고 산도 넘어야 하는 먼 괴물 나라에서 어떻게 올까요? 먼저 자동차를 타고 옵니다.
큰 덩치에 비해 작은 자동차를 스케이트처럼 타고 오다 그만 벌러덩 넘어집니다. 눈물이 또르륵~
그럼 걸어서 갈까? 비행기 타고 갈까?
이번에 이용한 탈 것은 비행기 입니다.
커서 비행기 안에 타지도 못 하고 비행기 위에 딱 붙어 덜덜 떨면서 말이죠.
무서워 하지 않을까? 너처럼 높은 곳을 겁낼지도 몰라 라는 엄마의 말에 괴물의 마음을 조금 헤아리게 됩니다.
배를 타고 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큰 파도가 밀려와 괴물은 바다 속에 빠지고 달려드는 무서운 상어와 커다란 대왕오징어와 씨름을 합니다.
바다를 건너 오는 길은 험난 하기만 합니다. 나에게 올까 무서워했던 괴물이 그저 잘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겨우 해변까지 오게된 괴물은 지쳐서 쓰러져 버립니다.
괴물을 둘러싼 갈매기를 비롯한 동물들이 걱정스레 바라봅니다.
아이도 그런 괴물이 안스러워졌어요.
아이는 괴물이 얼마나 험난하게 오는 지 알게 되면서
엄마에게 괴물이 오면 쉬었다 가라고 해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그러면서 엄마 품에서 독립을 하게 되겠지요.
아이는 엄마와 대화를 이어 가면서 '괴물은 무섭다'는 선입견을 조금씩 내려 놓게 되지요.
오히려 친구 같고, 도움을 줘야할 대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자동차가 그려진 이불을 덮은 아이와
험한 길을 지나와 곤한 잠에 든 괴물 모습이 친구처럼 닮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