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바디 올라잇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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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즈비언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 The kids are all right. 예고편을 처음 접했을 때 소재가 재미있기도 하고 조금 놀랍기도 했다. '섹시 코믹 스캔들'이라는 말들이 따라다녔지만 예고편만 보아도 '올 여름 여심(女心)을 자극할' 어쩌고 하는 우스갯소리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엄마가 둘 인 가족. 하지만 겉보기에는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만 그들은 여느 평범한 가정과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아이를 갖기 위해서 가족 내에서 엄마의 역할을 하는 '줄스'가 정자를 기증받았다는 것. 그래서 '레이저'와 '조니'에게는 아버지가 둘이다. 생물학적인 아버지와 엄마이자 아빠인 '닉'. 영화 속의 두 아버지는 '성'에 따라 결정지어진 '아버지'와 '역할'에 따라 결정지어진 '아버지'로 대립 구도를 가지는 듯하다. 언젠가 시사프로그램에서 아르헨티나의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수많은 동성 커플들의 애정행위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들이 정말 행복해보였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어느 한 커플의 이야기. 언뜻 보기에 '부(父)'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녀는 '부모(父母)의 역할은 성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일 뿐'이라고 했다. 이성부부의 가정과 동성부부의 가정, 어느 것을 맞다 틀리다 할 수 없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역겨웠다' 정도 밖에 읽어낼 줄 모르는 관객이 있어 리뷰를 쓰는 내내 너무 속이 상한다. 그래도 확실한 건 '가족'이라는 것은 어떤 구성원들의 집합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적 휴머니즘'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2. 외화를 고를 때는 항상 원제목에 주목한다.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제목을 한국말로 변경하다보니 종종 원제가 담고 있는 의미를 놓치고 만다. 'The kids are all right'. 아이들은 괜찮다는 제목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다. 다만 추측컨대 영화의 부차적인 갈등으로 보이는 아이들과 부모의 문제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이제 막 어른이 된 첫째 '조니'와 어울리는 친구 문제로 잔소리에 시달리는 '레이저'가 바라보는 어른들은 모순이다. 늘상 이래라 저래라로 일관했던 어른들이 단지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일들이 가족의 존폐를 건 일이다. 그러니 아이들은 그대로 괜찮다. 대학교 기숙사에서 성인의 첫 날을 맞이하는 열여덟살 '조니'를 보면서 부러움의 긴 숨을 내뱉았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이지만 당신이 말했던 '가족의 해체'가 그래, 이제는 절실한 것도 같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정을 이루지만 결국 '개인'이 존중받는 이상적인 가정.
 섹스 코미디라고? 나는 어느 영화보다 깊이 생각하고 눈물을 글썽이다 나왔다. 중간중간 잔잔한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했지만 웃음보다는 맥주가 더 어울리는 영화인 것 같다.



 3. 영화에 대해 쥐뿔 아는 것이 없지만 꼬투리를 잡자면 결말 부분이 너무 취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줄스'와 그토록 결혼하고 싶어하던 '폴'의 감정들이 그냥 묻혀버려 마치 붕 뜬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 (야동이 아닌 진짜 영화)가 나왔다면 더 이슈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쉽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영화, 없는 가족의 분위기 같은 것들이 우리집 같지 않고 낯설게 느껴지니 말이다. 몰입하기가 힘이든다.

 


 4.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는 음악이 너무 좋다.










이상 허접한 영화 리뷰였습니다 :D
엔딩 음악 아시는 분은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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