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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 신드롬 - 2022 프랑스 앵코륍티블상 대상 수상작 반올림 59
마리 바레이유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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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독단
#스파게티신드롬 #마리바레이유 지음
#최윤정 옮김
#바람의아이들
#서평

337쪽
우리 존재는 곧고 똑바르고 조용했을 수도 있지만 인생이 우리 운명을 온통 헝클어뜨렸어. 스파게티가 끓어서 익는 것처럼 인생은 운명들을 혼란스럽게 섞여 놓기도 하고, 어떨 땐 예고도 없이 끊어 놓기도 하고, 결코 마주치지 말았어야 할 운명들을 얽히게 만들기도 해. 끓는 물 속에 빠지면 자신을 속이지 말아야 해. 너무 아플 수가 있으니까.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혼돈의 한 가운데에서 예기치 못한 아름다움을 알게 될 수도 있어. 절대 만나지 말았어야 할 남자애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든가,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동생을 애지중지할 수도 있다는 걸 이해한다든가, 손에 손을 잡고 최악의 시련을 겪으면서 다시 가족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든가 하는 것처럼.

오직 농구의 인생으로 설계된 '지도'의 삶을 살아가고 꿈꾸는 레아에게 갑자기 불어닥친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의 유전적 질병을 어떻게 풀어나가 살 힘을 얻는지, 소설책은 이야기 한다. 갑작스런 죽음도 충격인데 거기에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농구를 하지 못하게 된 상황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것도 하루아침에 갑자기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면, 나는 어땠을까?

울지 못하는 레아의 마음이 자신의 아픔을 나와 동생과 엄마의 아픔을 돌아봤을 때야 비로소 풀린다.

278쪽
사람은 자기 운명의 주인이라고. 내가 늘 사건을 선택할 수 없어도, 상황에 맞서는 반응은 선택할 수 잇는 거라고. 그래서 그렇게 했어. 상황에 맞서서 이런 결정을 했다.
그 지도 그만둘래, 아빠.


301쪽
어쨌거나 목표는 클럽의 누군가를 NBA에 집어 넣거나 프로 선수로 키우거나 개인의 승리가 아닌 팀의 승리를 끌어내는 것이었다. 잃어버린 자기 꿈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 꿈을 자기가 좋아하는, 그 꿈을 살아 낼 자격이 있고 그 꿈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는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꿈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는 다른 사람에게 선물한다는 말이 좋았다.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다른사람에게 선물한다니!
현실을 직시하면서 알게되는 비밀이었다.
나의 '지도'를 벗어나니 다시 새로운 길이 열린것이다.
친구와의 팀워크. 농구에서의 팀워크. 내가 좋아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와 일 중심에서 정말 중요한것이 무엇인지 잊고 지내는 것이 무엇인지 책은 일깨워준다. 가족간의 팀워크. 사랑. 그것이 바탕에. 너의 뒤에 늘 있다고 말이다.
나의 안정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바로서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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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캉탱 쥐티옹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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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공주는자정이후에죽는다
#캉탱쥐티옹
#박재연 번역
#바람북스

#꼬독단
#바람의아이들
#서평

#파란시간
#프레드릭희망의씨앗

악몽같은 하루24시간

이 그래팩노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록 각자의 24시간이 보였다.
지옥같은 하루의 시간
살면서 제일 아픈 시간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남편과 헤어짐을 받아들여야 하는 부인
부모의 사랑이 깨지고 헤어짐을 아는 자녀들
사랑의 두려움이 있는 딸
자신의 정체성을 인형을 통해 들여다 보는 아들

각자의 불안한 하루를 들여다보면서 그 지옥같은 시간을 각자의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저항하고 나아가면서 보듬어 안고 마주하는 시간,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시간을 보낸 뒤에 드러나는 편안함, 행복감, 안정감 등등 우리는 모든 삶의 시간들을 그렇게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여기선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고 제목을 지었지만
모든 사람은 자정 이후에 죽고 다시 살아간다는 제목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책임감 있는 어른의 행동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어떻게든 자녀 그대로를 인정하고 자신의 잃어버린 삶을 찾기 시작한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안도감을 느끼는 건 나의 위치가 엄마이기 때문일 것이다.
각자의 불안은 여러형태의 불안으로 나오지만, 우리는 각자 처한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가 어쩌지못한 상황을 마주하며 '대체로 지나간다'는 엄마의 말이 서로의 상처를 감싸안아 희망을 주었다.
'하나의 삶이 멈추던 날 또 다른 삶들은 궤도를 변경한다'는 뒤표지의 글이 죽어야 사는 또다른 말이 아닐까?
'빛바랜 사랑은 마침내 끝을 맺'지만 괜찮다. 더 찬란한 새로운 사랑을 알기에 우린 살아갈 수 있는거다.



이야기나누기
왜 제목이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일까?
여기서 '공주'는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왜 '모든' 공주일까?
'다이애나 공주'의 이야기는 무슨 의미일까?
불안한 가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까미유(누나)의 태닝은 의도적인가? 불찰인가?
-상징적인 의미로 다가옴 : 불안한 관계에 대한 의미. - 육체적 사랑의 거부와 동생의 정체성에 대한 불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의 불안감으로 보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방치(단죄의 의미)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죽음의 의미는? 새로운 부활, 시작으로 읽힐 수도 있음.

엄마, 책임을 지고 싶은 사랑, 그 사람이 가정을 지킴
아빠의 역할과 부부사이, 자녀와의 관계는 어떻게 보이는가?
성장통 같은 느낌
잘 읽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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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나랑 달라도 너무 달라 알맹이 그림책 66
이만경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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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나랑달라도너무달라
#이만경 글그림
#바람의아이들
#꼬독단
#파란시간


이 책을 처음 봤을때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오늘의 할일 이었다

늦잠과 낮잠 그리고 해야할 일, 페인트칠
하지만 아이는 해야할 일에 놀기. 놀기. 놀기로 적혀 있는 글에 멈췄다.
어느때, 어린이였다 어른으로 넘어간 시간 사이.
놀이도 하나의 일이 되 버린 시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휴식이라곤 늦잠과 낮잠이 되어버린 시간들.
그제서야 제목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아빠랑 나랑 달라도 너무 달라..
삶에 놓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게다가 비가 온다는 소식까지 있는데..
해야할 페인트칠도 그나마 하지못하게 생긴 하루의 시간.
휴일이다.
집에 있기 답답하다는 아이는 심심하다며.. 자꾸만 나가서 놀자한다.
우산의 쓰임새란. 물을 피하게 하는 물건인줄 알았더니 아이에겐 물을 담고 들어갈 수 있는 수영장이 된다.
많은 비 때문에 안된다고 그럴수없다고 하지만 벌써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더 큰 수영장을 만들어서 놀고 있다.
게다가 슈퍼맨이 된다니..
늑대가 나타날 것 같다는 빨간모자 아빠의 말은 벌써 들리지도 않는다.
한가득 파란 파도를 즐기는 아이의 표정을 보니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른 아빠와 아이다.
아빠는 온갖 핑계를 대며 아이에게 대항하지만 어느순간, 거친 회오리 바람이 불자 빨간모자의 망토가 어느새 슈퍼맨의 망토가 되고 아빠는 아이를 바람으로부터 구하기 시작.
보채기 시작하는 아이와 함께 마지막 할일. 페인트 칠을 한다
아빠는 칠을 하지만 아이는 그림을 그린다.
어른은 일을 하지만 아이는 논다
아이는 놀고 놀고 놀고 있는 것이다
아빠와의 대화에서도 상상의 나래를 펴고 공간과 시간에 얽매이지않은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얽매임. 이 단어가 생각났다.
슬슬 아이는 자신의 자유로운 공간으로 경직된 아빠를 놀이를 통해 초대한다.
우리가 잊고사는 우릴때의 추억들을 꺼내 우리안의 어린아이를 소환한다.
즐거움. 행복.
그래, 그때는 그랬지.
나도 그랬어
결국은 서로 달랐던 아빠의 모습은 아이의 모습과 같았다.
그림책을 읽는 내내 더위에 지친 마음이 파랑이 주는 시원함과 내리기 시작한 비로 생기가 돌았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이 책을 통해 내 어릴적 추억들을 꺼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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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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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거인
#최윤정 지음
#바람과아이들
#꼬독단

이 책에 소개된 초반의 책들은 아이들이 초등들어갈 즈음 읽었던 책들이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되었으니 조금 오래된 감에 초반 집중이 어려웠다.
하지만 읽다보니 그때 그 시절 몰랐던 부분들이 언급되면서 그때는 그랬구나! 하는 마음으로 시대적 상황에 빗대어 읽어나가니 한층 재미가 붙어서 마지막까지 읽을 수 있었다.

41쪽
유은실 동화에서는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작가는 종종 상처를 다 뒤집어 보여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 상처는 다스릴 수 있겠지만 흉터는 어떤 방식으로든 남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서 슬적 자리를 피해 버린다.

44쪽
작품이란 작가가 자기 자신을 쏟아 붓는 것이기에 '주장'이 되기 쉽다. 그라나 어린이문학은 좀 다르다. 이른 작가들이 자기를 펼쳐 나가는 일에 있어서도 어린 독자들에 대한 '배려'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 때문이다.


아동문학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요즘 읽는 청소년 문학과 연결되어 생각이 들었다. 문학은 무엇이며 우린 책읽기를 통해서 무얼 바라는가?
어떤 독자를 대상으로 책을 만들고 있고, 어떤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는가?
그 속에 아동이나 청소년 주체나 대상의 즐거움은 있는가?
그들은 이 책을 읽고 있는가? 어른들이 읽는 소설이 되지는 않았는가?
책이 좀 오래되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읽히고 있는 책들이 있고 지금 나온 책들은 같은 이야길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는가?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초반의 지루함에 묻힐까 아쉬웠다.
이 한권의 책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갖었던 아쉬움부터 내가 읽는 책의 목적과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까지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권의 책으로 깊게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다시 그 책들이 읽고 싶어졌다. 내가 그땐 몰랐으나 지금은 어떻게 읽힐까? 저자의 설명을 생각하며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읽을 수록 많은 질문을 던져주었고 그 질문들은 죽을 때까지 갖고 갈 문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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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조장훈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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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조장훈
#사계절

사계절 독서모임 지원 도서 #대치동 함께 읽기
7명이여서 2번으로 나눠서 진행.

이 책을 읽으면서 내 키워드는 '욕망' 이었다.
출세하고자 하는 욕망 그 욕망은 대학을 어디로 가느냐부터 시작하기에 기본적으로 대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대입제도를 거치면서 누가 수혜자가 되느냐를 잘 살피고 왜 기득권층이 그들의 권력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입시제도를 좌지우지 하는지, 그걸 살펴봐야 할 것이다. 예전보다 더더욱 치열해 지고 복잡해져가는 입시제도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능력주의와 자본주의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는 욕망을 들여다 본다.
그 욕망은 누구나 갖고 있는 욕구이고 특히 자식의 일이라면 민감하고 즉각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게 옳다 그르다 함부로 말할 순 없어도 행복에 대해서 진정한 앎에 대해서 고민하며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개성과 삶이 있는데 우리의 입시는 한방향으로 한사람만을 만들어 낸다. 거기에 실제 아이들은 직접 자신들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결정권조차 없이 당하고 견뎌내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제일 마음이 아팠다.
공교육과 사교육 그것의 역할을 생각해 공교육 안에서 아이들이 누구나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아이들의 특기나 개성을 바탕으로 하고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이 비단 대학입시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동과 맞물려 먹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학벌주의와 교육열 타파없이 아무것도 달라질 수 없다고 했는데 그게 과연 없어질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 알게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에 조금은 낙관적이지 않을까?
나도 아이들을 키웠고 지금 두 아이들은 대학생이 되었지만 그 속에서 또다른 스펙쌓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건 딱 한가지다.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떤 학부모가 될까?
그들의 자녀와 그 자녀들은 어떤 삶을 살까?
하고 말이다.

14.
떠나기 전, 20여 년간 내가 대학 입시 현장에서 목격한 대한민국 사회상의 일면과 우리의 무의식적 욕망의 단편들을 정리해두고 싶었다.

66.
다만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교육이 글쓰기를 외면하고 성공한 적이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 학문이란 관찰과 경험에 더해 다양한 자료와 문헌을 통해 세계를 탐구하고 이해하여 글로 써내는 과정을 동반한다. 읽기와 쓰기는 학문의 시작과 끝이며, 따라서 문해력과 논술 능력만큼 중요한 수학 능력은 없다.

78.
모든 정치적 결정의 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정책의 수혜자가 누구인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111.
완벽한 입시 제도는 없다. 학벌이라는 희소 자원을 둘러싼 과잉 경젱이 존재하는 한 모든 새로운 입시 제도는 분석될 것이고, 모순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
... 문제는 제도의 격변 아래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아이들은 미성년이기에 제도의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형식적 권리조차도 없다. 그저 주어진 입시 제도하에서 묵묵히 압박감을 견디고 있다. ....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암담함과 압박감 속에서 모든 아이는 계급과 처지를 가리지 않고 정신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얻는다.

122.
현실에 발붙이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단정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세속적이고 노골적인 욕망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후 살펴볼 대치동은 교육열과 부동산에 관한 한 우리 사회의 세속적 욕망의 최전선이다.

163.
한국의 대중들에게 대학 입시는 병역문제와 함께 가장 공정해야 할 마지막 보루다.

188.
'집'은 머물러 사는 곳이 아니라 거래의 대상, 즉 '부동산'이었다. 부동산은 가장 확실한 재테크 수단이었다.

194.
노동은 삶의 다른 말이다.

195.
노동과 생명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한 몸이며 인간의 삶의 구성하는 본질적 가치다. .... 노동은 우리 삶의 과정이자 의미이며 인간의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
그러나 불로소득을 욕망하는 사회는 노동을 비천한 것, 회피해야 할 것으로 간주한다. 한마디로 노동에 대한 존중이 없다. 이는 인간의 삶과 생명에 대한 존중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 오직 더 많은 소득만이 유일한 존중의 대상이 된다.

196.
우리는 저마다 행복의 근거를 찾고자 하지만, 실상 우리 모두는 집이란 무엇인지, 배움이란 어떤 것인지, 우리가 존종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잊은 채 자신의 존귀함마저 잃어가고 있다.

305.
대치동의 행위자들은 사회적 지위 향상 또는 계급 재생산을 위한 가장 노골적이고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독특함을 갖는다.
306.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교육열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위악적일지라도 도덕적 정당화에서 벗어나 우리의 세속적 욕망을 그대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314.
나는 대치동에서 보낸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때로는 강사로 때로는 원장으로 때로는 상담가로 여러 행위자를 접하며 이들의 열정에 자주 탄복했다. 이들의 솔직한 욕망과 시장의 열기가 만나 효율적인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노력해 만들어낸 정보와 전략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 일정한 대가 없이는 공개되지 않는다. 이것은 시장의 규범에는 맞는 일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부정의를 초래한다. 교육의 기회가 가진 돈에 따라서만 분배되는 사회는 결코 정의롭지 않다. 그러나 부정의에 맞서기 위해 효율성을 억압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대치동 사람들이 실현한 이 희한한 교육적 효율성을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할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333.
학교는 공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대학 입시를 치르지 않는 학생에게도 의미 있는 학습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 이것이 공교육 기관인 학교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334.
왜 교육 정책 담당자들은 학원 사교육의 장점과 인적 자원을 흡수하여 공교육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은 것일까? .....
... 학원 사교육이 더 나은 성취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공교육에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자양분으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345.
학원 사교육을 교육개혁에 활용할 인적 자원의 집합으로 인식하고, 공교육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재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351.
학원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 각 학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전문 인력이 시험과 제도를 분석하여 개인에게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354.
입시 전략을 설계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기존의 자원을 수요자인 학생과 연결하는 일은 대치동의 상담실장과 입시 컨설턴트가 주로 해온 일이다. 나는 이러한 인력과 시스템이 학교 현장에 배치될 수 있다면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조금은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368.
한 사회가 지닌 문해력의 장기적 수준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육 시스템과 입시 제도이다.

377.
나는 입시 제도의 변화나 공교육 개혁이 궁극적인 목적은 다름 아닌 앎의 즐거움, 앎의 행복을 회복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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