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치동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조장훈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평점 :
#대치동
#조장훈
#사계절
사계절 독서모임 지원 도서 #대치동 함께 읽기
7명이여서 2번으로 나눠서 진행.
이 책을 읽으면서 내 키워드는 '욕망' 이었다.
출세하고자 하는 욕망 그 욕망은 대학을 어디로 가느냐부터 시작하기에 기본적으로 대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대입제도를 거치면서 누가 수혜자가 되느냐를 잘 살피고 왜 기득권층이 그들의 권력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입시제도를 좌지우지 하는지, 그걸 살펴봐야 할 것이다. 예전보다 더더욱 치열해 지고 복잡해져가는 입시제도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능력주의와 자본주의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는 욕망을 들여다 본다.
그 욕망은 누구나 갖고 있는 욕구이고 특히 자식의 일이라면 민감하고 즉각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게 옳다 그르다 함부로 말할 순 없어도 행복에 대해서 진정한 앎에 대해서 고민하며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개성과 삶이 있는데 우리의 입시는 한방향으로 한사람만을 만들어 낸다. 거기에 실제 아이들은 직접 자신들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결정권조차 없이 당하고 견뎌내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제일 마음이 아팠다.
공교육과 사교육 그것의 역할을 생각해 공교육 안에서 아이들이 누구나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아이들의 특기나 개성을 바탕으로 하고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이 비단 대학입시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동과 맞물려 먹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학벌주의와 교육열 타파없이 아무것도 달라질 수 없다고 했는데 그게 과연 없어질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 알게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에 조금은 낙관적이지 않을까?
나도 아이들을 키웠고 지금 두 아이들은 대학생이 되었지만 그 속에서 또다른 스펙쌓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건 딱 한가지다.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떤 학부모가 될까?
그들의 자녀와 그 자녀들은 어떤 삶을 살까?
하고 말이다.
14.
떠나기 전, 20여 년간 내가 대학 입시 현장에서 목격한 대한민국 사회상의 일면과 우리의 무의식적 욕망의 단편들을 정리해두고 싶었다.
66.
다만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교육이 글쓰기를 외면하고 성공한 적이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 학문이란 관찰과 경험에 더해 다양한 자료와 문헌을 통해 세계를 탐구하고 이해하여 글로 써내는 과정을 동반한다. 읽기와 쓰기는 학문의 시작과 끝이며, 따라서 문해력과 논술 능력만큼 중요한 수학 능력은 없다.
78.
모든 정치적 결정의 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정책의 수혜자가 누구인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111.
완벽한 입시 제도는 없다. 학벌이라는 희소 자원을 둘러싼 과잉 경젱이 존재하는 한 모든 새로운 입시 제도는 분석될 것이고, 모순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
... 문제는 제도의 격변 아래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아이들은 미성년이기에 제도의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형식적 권리조차도 없다. 그저 주어진 입시 제도하에서 묵묵히 압박감을 견디고 있다. ....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암담함과 압박감 속에서 모든 아이는 계급과 처지를 가리지 않고 정신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얻는다.
122.
현실에 발붙이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단정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세속적이고 노골적인 욕망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후 살펴볼 대치동은 교육열과 부동산에 관한 한 우리 사회의 세속적 욕망의 최전선이다.
163.
한국의 대중들에게 대학 입시는 병역문제와 함께 가장 공정해야 할 마지막 보루다.
188.
'집'은 머물러 사는 곳이 아니라 거래의 대상, 즉 '부동산'이었다. 부동산은 가장 확실한 재테크 수단이었다.
194.
노동은 삶의 다른 말이다.
195.
노동과 생명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한 몸이며 인간의 삶의 구성하는 본질적 가치다. .... 노동은 우리 삶의 과정이자 의미이며 인간의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
그러나 불로소득을 욕망하는 사회는 노동을 비천한 것, 회피해야 할 것으로 간주한다. 한마디로 노동에 대한 존중이 없다. 이는 인간의 삶과 생명에 대한 존중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 오직 더 많은 소득만이 유일한 존중의 대상이 된다.
196.
우리는 저마다 행복의 근거를 찾고자 하지만, 실상 우리 모두는 집이란 무엇인지, 배움이란 어떤 것인지, 우리가 존종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잊은 채 자신의 존귀함마저 잃어가고 있다.
305.
대치동의 행위자들은 사회적 지위 향상 또는 계급 재생산을 위한 가장 노골적이고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독특함을 갖는다.
306.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교육열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위악적일지라도 도덕적 정당화에서 벗어나 우리의 세속적 욕망을 그대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314.
나는 대치동에서 보낸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때로는 강사로 때로는 원장으로 때로는 상담가로 여러 행위자를 접하며 이들의 열정에 자주 탄복했다. 이들의 솔직한 욕망과 시장의 열기가 만나 효율적인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노력해 만들어낸 정보와 전략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 일정한 대가 없이는 공개되지 않는다. 이것은 시장의 규범에는 맞는 일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부정의를 초래한다. 교육의 기회가 가진 돈에 따라서만 분배되는 사회는 결코 정의롭지 않다. 그러나 부정의에 맞서기 위해 효율성을 억압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대치동 사람들이 실현한 이 희한한 교육적 효율성을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할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333.
학교는 공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대학 입시를 치르지 않는 학생에게도 의미 있는 학습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 이것이 공교육 기관인 학교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334.
왜 교육 정책 담당자들은 학원 사교육의 장점과 인적 자원을 흡수하여 공교육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은 것일까? .....
... 학원 사교육이 더 나은 성취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공교육에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자양분으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345.
학원 사교육을 교육개혁에 활용할 인적 자원의 집합으로 인식하고, 공교육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재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351.
학원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 각 학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전문 인력이 시험과 제도를 분석하여 개인에게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354.
입시 전략을 설계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기존의 자원을 수요자인 학생과 연결하는 일은 대치동의 상담실장과 입시 컨설턴트가 주로 해온 일이다. 나는 이러한 인력과 시스템이 학교 현장에 배치될 수 있다면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조금은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368.
한 사회가 지닌 문해력의 장기적 수준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육 시스템과 입시 제도이다.
377.
나는 입시 제도의 변화나 공교육 개혁이 궁극적인 목적은 다름 아닌 앎의 즐거움, 앎의 행복을 회복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