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잖아! 햇살어린이 83
지슬영 지음, 빨간 제라늄 그림 / 현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있잖아!”라는 표현을 쓸 때가 있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힘들어할 때 내 존재가 힘이 되어 줄테니 기대라는 의미로 말한다. 또는 함께 하는 일에 나를 믿어달라는 의미로 쓸 때도 있다. 어쩌면 내가 있잖아!”라는 말은 자아존중감의 다른 말일 것 같다.

 

벼리는 여섯 해 전, 지금 엄마 아빠와 만났다. 벼리의 엄마 아빠는 일곱 살 벼리를 입양했다. 이미 파양 경험이 있던 벼리는 지금의 엄마 아빠와 함께 생활하는 것에 감사하고 또 실망시키켜 드리고 싶지 않아 공부에 매진하며 모범생으로 지낸다.

일 년 전 벼리에게 비밀이 하나 생겼다. 대청소를 하다가 카드에 적힌 현서라는 낯선 이름을 발견하는데 그것은 엄마 아빠의 진짜 딸 현서에게 보내는 일곱 번째 생일 축하카드였다. 벼리는 그 카드를 몰래 자신의 책상 서랍에 감춰둔다. 벼리는 자신이 현서 대신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자신의 자리를 위태롭게 느끼며 엄마 아빠가 낳은 딸, 현서와 결코 같은 위치일 수 없다는 생각에 엄마 아빠에게 거리감을 느낀다.

단짝 은주에게 이런 고민을 이야기하지만 은주는 입양아라서 부모님이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까 참 좋겠어.”라는 말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사실 은주도 가족들의 큰 기대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은주의 사과 문자를 받긴 하지만 벼리가 아무리 완벽해 지려 노력해도 결코 피로 맺어진 진짜 가족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 우울하다.

벼리는 은주에게 보내는 문자를 입력하던 중 교통 사고를 당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승사자 선몽이 눈앞에 있다. 선몽은 벼리에게 살고 싶다면 저승에 가서 생명수를 구해 마시고 돌아와야 한다며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저승은 죽은 자만 갈 수 있는 곳으로 산 자가 저승으로 가는 것은 규칙을 깨는 것으로 염라대왕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크게 노해 벌 하실거라고 알려준다.

그렇게 벼리는 선몽과 함께 저승으로 간다. 동행 길에 저승할망을 만나 도움을 받고 흑공의 위협을 받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생명수를 구해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저승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으로 벼리는 엄마 아빠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할 용기를 얻고 자아존중감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저승 세계에 대한 묘사가 신선했고 진짜 저승은 그런 모습일지 궁금했다.

 

모든 아이들이 외롭지 않도록 서로의 어깨를 내어주며 내가 있잖아!”라는 말로 서로 위로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