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인류
이상희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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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저자는 고인류학자이다
인류학은 알지만 고인류학은 뭐지?라는 의문이 들어 첫장을 펴기도 전에 찾아봤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고리타분 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
고인류학을 업으로 하는 워킹맘이 다른 에세이에 비해서 자기 일에 비중을 좀 더 두고 단백하게 자기 일상을 얘기하는 듯한 글이다
표지에 최초의 여성 고인류학자라는 호칭 대신 최초의 고인류학자가 인쇄된 것은 그녀가 향하려하는 방향과도 절묘하게 일치하는 단 한문장이라 생각이 된다
이 책에는 유난히 '개'에 관한 언급이 잦다
느낌에 절반은 차지하는듯 하다
그래서 혹시 이 주제와 관련된 논문을 쓰신 분인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기도 했다


개는 평균 5억개의 뇌세포를 가진다.고양이의 두배에 해당된다.강렬한 사회적 동물인 탓에 사회적 관계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 뇌가 커졌다고 추측한다


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늑대에게서 개가 발생한 시점이 3만여년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때는 호모사피엔스시절이였다.먹을 것과 쉴곳을 제공 받은 개는 호모사피엔스에게 사냥파트너가 되어 네안데르탈인보다 우위에 위치하는데 공헌했다
이렇듯 자주 언급되는 개에 관한 얘기들은 친숙한 존재인 탓인지 모르겠으나 인류와 연관된 이야기 였기에 막연히 알고만 있었던 내 얕은 상식을 좀 더 정확하고 깊이 있게 확장시켜주는듯 했다


해부학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내가 책갈피에 묻어 있는 살점들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가 가능했다는 그녀의 해부학 실습 시절의 에피소드를 읽어내려갈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급기야 그녀는 해골에 빠져들었다는 표현으로 얼마나 자기분야에 홀릭했는지를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사냥에 대한 얘기도 흥미로웠다
인류는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구하기 위해 사냥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두뇌 용량과 몸집이 커져 인간다운 몸이 되었으며 협동하에 사냥을 하면서 인간다운 사회 구조가 탄생했다 다시 말해 사냥은 인류진화에 가장 중요한 동력이였다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겨울의 밤이 길고 길어 가을 출생률이 높다는 말을 반박하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가을에 유독 출산률이 높은 이유는 모체가 영양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어 모유 생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반박을 하더라구

더불어 여성의 경력 지속성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 아기가 나온 다음 엄마의 삶에 확신을 줄 수 없다면 저출생 해결은 요원한 일이다 모성 본능이란 없다고 말하면 최대 당면 과제로 떠오르는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 접근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세상 모든 일이 이유가 없는 게 하나도 없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타국의 대학에서 우뚝 서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 이상희라는 한 인간에게 호기심이 생겼고 더불어 고인류학에 대한 흥미를 한껏 끌어올린 시간이였다.
ㅡ미자모카페 서평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쓴 솔직 서평입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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