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주년이 되었다고 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고 한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는 21세기에서 10년이라는 세월은 강산이 바뀌어도 수십번 바뀔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러니 대단한 것이다. 기념하고 축하하고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대체 무엇이었을까 이 책이 10년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10주년을 맞아 그런건지 몰라도, 꽤 두꺼웠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책을 읽기에 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 한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책에 비해 진도가 더디게 나갔음을 돌이켜보면...ㅎ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붙들고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17년도의 트렌드는 역시 욜로: YOLO(You Only Live Once)였다. 욜로를 빼놓고 17년도의 트렌드를 말할 수 있을까? 주로 소비의 영역에서 사용되는 욜로라는 단어는 어느새 한국의 새로운 소비풍토로 자리잡았다. 내일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청년층에서부터 시작된 욜로, 이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겠다는 그들의 외침이다. 책은 이 욜로에 방점을 찍고 이를 통해 파생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18년도의 트렌드는 언택트 기술이었다. 언택트(Untact)란, 비대면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합쳐진 것으로 '미래 사회는 점차 대면 접촉이 사라질 것이다. 이를 기술이 대체할 것이다.'라는 많은 이들의 예언이 현실화된 현상을 말한다. 어쩌면 너무나도 뻔하고 당연한 트렌드인 언택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다. 더 자세하게 말하면, 인공지능 그 자체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적인 현상에 관심이 많다. '인공지능이 제대로 도입이 되면, 지금의 사회구조는 어떻게 변화할까?', 늘 궁금하고 고민하게 하는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특히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뜩이나 부족한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신할 것은 안 봐도 비디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대면 서비스 프리미엄화라는 키워드와 현실의 상황들을 곱씹으면서, '기계가 정말 사람을 100% 대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를 사용하면 처음에는 편하고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책에서 제시한 것처럼 감정적인 부분까지 기계가 처리할 수 있을까? 아무리 인공지능이 고도화된다고 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교류를 기계와 동일하게 나눌 수 있을까? 아니, 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기계가 뛰어 넘지 못 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니, 인공지능이 몰고 올 파란에 사람이 그냥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책은 위에서 소개한 트렌드 외에도 다양한 17, 18년도 트렌드 키워드들을 담고 있다. 우리가 걸어가게 될 새로운 한 해를 미리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나처럼 개인적인 관심사가 있든 없든 이 책에서 보여주는 인사이트는 분명 새로운 시작에 앞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가지게 될 것이라 말하고 싶다. 이것이 이 책이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자, 내가 이 책을 끝까지 붙들고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